우리 부부는 양육을 할 때 나름대로의 규율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엄하게 키우는 정도는 아닌 것 같지만, 룰은 있는 게 좋다는 식이다.
예를 들면, 밥시간에 밥을 안 먹으면 중간엔 밥이 없다, 내지는 낮잠 시간에 낮잠을 안 자면 밤에 잘 때까지 잠을 못 잔다든지, 정도이다.
그런 게 없게 키우는 사람들과 비교해서 생각해 보면, 어떤 방식이 나은지 쉽게는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물론 우리는 우리의 방식이 더 낫다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하는 거지만, 결국 육아는 애by애이기 때문에, 뭐가 낫다고 가타부타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그런 면에서, 양육의 KPI가 무엇이냐? 가 중요한 것 같다.
대한민국 축구 감독 선정 이슈와 관련해서 박지성도 언급했듯, 좋은 과정이 결과를 보증할 수 없고, 나쁜 과정으로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성공이냐 실패냐를 판단하는 지표를 무엇으로 삼을 것인지가 핵심인 것 같다.
이와 관련해서 필자는 양육의 KPI가 하루하루의 만족감인 것 같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하루하루의 만족감의 총량이 양육의 KPI가 되어야 하는 것 같다.
아기가 우리가 정한 룰에 적응하면서 잘 성장해 줄 때 느끼는 만족감.
이렇게 한다고 애가 서울대를 가거나 돈을 더 많이 벌 확률이 늘어난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키우는 게 맞다는 느낌을 받는 것.
이 과정에서 아기와 부모가 서로서로 애정을 유지하는 것.
그 사실 자체가 중요하고 그런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아기가 더 어렸을 때 아기를 안고 다니면 마주치는 어르신들이 그 순간을 즐기라는 말을 많이 해주곤 했다.
그 말의 의미가 그런 게 아니었을까 싶다.
그 순간에만 볼 수 있는 귀여움을 즐겨라, 도 맞는 말이겠지만,
그걸 넘어서 하루하루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즐기고, 그걸 즐기기 위해 노력하고, 그 노력을 즐겨라. 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