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의 '초단편소설집' 시즌 2가 오픈했습니다!!
우선 지난번 '릴레이 북토크' 신청글에 댓글을 남겨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드리겠습니다. 신청자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저로서는 출간 후 최대 인원이 참석하는 북토크를 하게 되었습니다. 참여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글의 댓글에 대한 답글은 감사 인사로 갈음하고, 북토크에서 보다 알찬 내용을 전달해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지난번 글의 답글은 생략하지만, 방문해 주신 분들 글방엔 꼭 찾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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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부터는 '샌드라 거스'의 '묘사의 힘'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문장의 힘', '시점의 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묘사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말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충고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생각보다 아주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럼 '말하기'와 '보여주기'의 차이점 먼저 간단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학적인 글을 쓰는 데 있어 '보여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 표의 내용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독자는 소설 속 이야기를 직접 경험하면서 인물의 여정에 동행하고 싶어 합니다. 이야기에 완전히 몰입하여 생생하게 보고 듣고 느끼고 싶은 거죠. 이는 '보여주기'를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은 자신이 쓴 원고에서 '말하고' 있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포착해 내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제가 있는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면 더 나은 표현으로 고칠 수도 있을 테니까요.
1.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여주기'에서는 인물의 행동과 몸짓언어, 표정, 대화를 묘사합니다. 독자가 그러한 '근거'를 통해 스스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2. 추상적이고 막연한 표현을 사용한다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자의 머릿속에 구체적인 장면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3.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요약하여 설명한다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자는 무슨 사건이 벌어졌는지 대략적으로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을 보고 싶어 합니다.
4. 인물의 배경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보고하고 있다면 '말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사건이라면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일을 '보여주는' 게 좋습니다.
5. 부사를 사용한다면 대부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부사를 뺍니다. 부사가 필요 없는 힘이 강한 동사 하나로 바꾸는 게 더 좋습니다.
티나는 거리를 천천히 걸어갔다. -> 티나는 거리를 어슬렁거렸다.
'천천히'라는 부사는 티나가 어떻게 걸었는지 화자의 입장에서 말해주는 것입니다. '어슬렁거렸다'라는 동사 하나로 보여주는 게 더 낫겠죠.
6. 형용사도 '말하기'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같은 추상적 형태의 형용사가 그렇습니다. 화자의 평가나 판단이 개입되어 있으니까요.
7. ~이다, ~였다 등의 서술격 조사나 느꼈다, 듯했다, 보였다 처럼 수동적인 동사를 쓰지 않습니다. 이러한 표현들은 되도록 능동적인 동사로 바꿉니다.
티나의 노래 솜씨가 제법이다. -> 티나가 노래를 부르자 하나둘씩 홀린 듯 무대 앞으로 다가왔다.
티나는 피곤함을 느꼈다. -> 티나는 눈을 비볐다.
8.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를 경계해야 합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대신 행동과 생각, 반응, 몸짓언어를 이용하여 감정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9. 상태를 인지하는 동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보았다, 들었다, 느꼈다, 깨달았다 등의 동사는 인물의 감각과 인지를 직접 경험하는 게 아니라 인물 밖에서 인물을 지켜보게 만듭니다. 그가 보고 들은 것 자체로 문장을 구성하면 좋습니다.
티나는 베티가 숨을 들이키는 소리를 들었다. -> 베티는 숨을 들이켰다.
저는 1번부터 9번까지 반복하여 읽고 또 읽었습니다. 소설을 쓰면서 이 부분을 늘 염두에 두기 위해서죠. 지금껏 무심히 사용했던 표현들이 대부분 '말하기'였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을 쓰시는 분들, 혹은 에세이에 생동감 있는 묘사를 넣고 싶은 분들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내용입니다. 앞으로 샌드라 거스와 소위의 '묘사의 힘'을 통해 더 상세히 배워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글을 쓸 때 '말하기'보다 '보여주기'를 더 많이 사용하도록 노력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만, 말하기가 보여주기보다 더 나은 경우도 있으니 무조건 보여주기만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 부분은 추후에 다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자기 점검 질문 대신, 연습 문제를 제시해 봅니다. 아래의 '말하기' 문장을 '보여주기'로 한 번 바꿔 보세요. 글로 쓰지 않더라도 잠시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겠지요. 무엇보다 아래와 같은 표현들은 '말하기'이므로 지양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는 추웠다.
바깥은 더웠다.
그는 피곤해 보였다.
그녀는 비만이었다.
그 집은 낡아빠졌다.
그는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
나는 안도했다.
궁금하시면 밀리의 서재로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