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

by 지로 Giro



도장은 계약서 위에서만 찍히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 사실을 아이 학교 입시 과정에서 다시 배웠다.

특수전형 시험에 응시한 뒤, 학교로부터 연락이 왔다.
“4년 전, 초등학교 입학 당시의 성적을 보내주십시오.”
그 순간, 나는 귀를 의심했다.
중학교에서 4년 동안 쌓아온 노력과 성취보다,
입학 전의 오래된 점수가 더 중요한가?
이미 오래전에 찍혀버린 낙인을,
그들은 아직도 들춰 보고 있었다.

그 도장은 종이에만 찍힌 것이 아니었다.
아이의 이름 위, 가능성 위, 그리고 미래 위에
보이지 않는 도장이 찍히고 있었다.

나는 아침에 교육부에 다시 메일을 썼다.
혹시 이 학교의 교감이 이상한 건가?
아니면 내가 이상한 건가?
답은 아직 모르지만,
하나만은 알겠다.
도장은 쉽게 찍히지만,
그 흔적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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