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누구보다 자신을 증오한다는 것이다.
자신을 미워해서 나쁜 짓을 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아름다운 것, 좋은 것, 예쁜 것만
보고 듣기에도 바쁜 하루라 생각했다.
임신을 하고 아이가 어릴 때,
잔혹하고 폭력적인 영상물이 혹여나
아이에게 노출될까 극히 조심하였고
세상에 있는 아름다운 것만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는 진공 상태 속에서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었기에
결국 어디에서든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것까지
배워 와서 나를 깜짝깜짝 놀라게 했다.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것'을 발견하는 날이면
나는 신경이 곤두섰다.
'어디서 배워 왔을까?'
'혹시나 내가 무의식 중에
이런 말을 쓰고 있을까?'
'가정 육아를 했었어야 했나?'
생각은 거침없이 뻗어 나갔고, 결국 자책으로 이어졌다.
무엇이 되었든,
우리 아이가 배우지 말았으면 하는 것들을
부모 입장에서 다 막아내고 싶었지만,
-유행하는 쓰잘데기 없는 말, 욕설,
폭력적인 행동 등-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그것은 완전히 불가능에 대한 도전임을 알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 말은 좋은 말이 아니라 욕이니
하면 안 된다든지
지속적인 훈육이 이어지던 나날들이다.
하지만 그건 결코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었다.
'내 아이만큼은 나쁜 짓, 나쁜 말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라는 그 일념은
나의 생각을 아이에게로 집중하게 했다.
아이가 자신을 귀하게 여기도록,
아이 스스로 자신을 멋지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기게 하도록,
스스로 빛을 발하도록 키우면 될 일이었다.
버스 타고 학교 다니던 그때,
버스 뒷좌석에 앉아 아무렇지 않게
거친 입을 드러내 보였던 또래를 보며
할 수 있어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스스로 찾아낸 그때의 나를 돌아보며,
내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은
아이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우선이었다.
세상의 모든 악을
내가 막아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