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모든 아이들이 공평하게 행복할 순 없을까요.

다시 오늘 이야기

by 이은수

“우리 집은 왜 대문이 없어?”

소금씨는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기 시작했어요.

“그건 말이야… ”


어느새 소금씨의 시선은 대문이 사라진 그 자리에 머물렀어요.

곱게 땋은 머리처럼 레나와 함께 땋아 올린 추억들을 살포시 마음으로 내려놔요. 그리고 엘리에게 대답해요.

“사라진 게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싶어서. 그때도, 지금도.”


엘리는 고개를 오른쪽 어깨로 털썩 떨구었어요. 방금 소금씨가 한 말이 이해가 잘되지 않았나 봐요.

우리는 그 어떤 물음에도 그럴싸한 대답을 내놓겠지만, 그것이 모든 걸 이해시킬 순 없을 거예요.


또한, 소금씨에게 엘리만큼은 벌써부터 ‘이해’라는 말에 적응되지 않길 바라는 유일한 아이였어요.

언젠가 얘기하게 되겠지. 그러나 지금은 아니야. 그렇게 오늘에 숨겨져 사실은 내일로 떠났고, 내일도 그다음 날로 사실을 밀어 버리고 말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밀다가 끝나버리면…

소금씨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어요. 엘리와 소금씨의 시간은 다르게 흐르니까요. 이제 소금씨에겐 몇 년의 시간이 남아있을까요.


소금씨에겐 두 가지 소원이 있어요.

1. 엘리가 성인이 될 때까지만 살 수 있게 해 주세요.

2. 제가 죽기 전에 레나가 돌아오게 해 주세요.


엘리는 소금씨의 눈가를 손으로 닦아주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말이에요. 어른이 되기 전 어른인 척해야만 했던 누군가와 대비되는 모습에 마음들끼리 부딪혀 잡음을 내요. 소금씨는 그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곳곳으로 흘려보내며 마음에서 울리는 잡음에 귀 기울여요. 그리고 신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잡음 속에 심어두어요. 그 말을 신은 듣고, 엘리는 듣지 않았으면 하니까요.


‘왜 모든 아이들이 공평하게 행복할 수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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