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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h Jun 14. 2023

시골에선 아이가 상추를 키운다.



    집 앞 작은 텃밭엔 상추와 고추, 가지와 방울토마토가 자라고 있다. 작물 지지대를 벌써 세워줬어야 하는데 초보는 언제나 남들보다 늦다. 이제야 지지대를 세우고 끈으로 묶는데 아이는 신기한지 텃밭주위를 떠나지 않는다.



    아이는 내가 상추를 뽑을 때면 어김없이 옆으로 와서 자기도 뽑겠다며 손에 흙을 묻힌다. 손톱 밑이 새까매지도록 상추를 뽑는다. 밭에 물을 줄 때면 자기가 주겠다고 호수로 여기저기 물을 뿌리다가 물벼락을 맞기도 한다. 어쨌든 작물들은 아이 덕분에 매일매일 물은 잘 먹고 큰다.



  아이가 이사하고 나서 텃밭을 보며 살더니 길에서 보이는 작물들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아빠도 구별 못하는 채소와 풀들을 이제는 제법 구별하기 시작했다.


  

이사오기 전
내가 그렸던 풍경들은 이런 것이었다.


    손에 흙을 묻히고 텃밭에서 딴것을 밥상에서 보고 먹는 것.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는 것. 개구리울음소리와 함께 잠드는 것.  나의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왜 나라고 도시생활의 편리함을 모르겠는가? 그렇지만 지금은 나의 편함보다 아이의 최선을 위한 결정을 했고 그 결정이 잘 된 결정이었다라는 확신을 얻었다.



    아이가  행복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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