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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넌, fiction 17화

여진

by 유리킴 디자인

여진


네가 눈에 찍힐 때마다

사방이 색을 잃고

나는 뿌옇게

나를 잃어간다


선명해지는 것은

진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너는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

공간을 끌고 오고


순간은 데칼코마니처럼

몸에 새겨진다


낮이고 밤이고

출력되는 공간


________


발등에 꽂힌

메아리를 뽑는다

멀리서 풀어놓은 거라는데


편지가 도착하는 원리처럼

또박또박


그어진 금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서둘러 반대 방향으로 가야

찻잔은 흔들리지 않을 텐데


소인과 거인이

수시로 뒤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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