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눈에 찍힐 때마다
사방이 색을 잃고
나는 뿌옇게
나를 잃어간다
선명해지는 것은
진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너는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
공간을 끌고 오고
순간은 데칼코마니처럼
몸에 새겨진다
낮이고 밤이고
출력되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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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꽂힌
메아리를 뽑는다
멀리서 풀어놓은 거라는데
편지가 도착하는 원리처럼
또박또박
그어진 금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서둘러 반대 방향으로 가야
찻잔은 흔들리지 않을 텐데
소인과 거인이
수시로 뒤바뀌고 있다
시각 디자이너 김유리입니다. 전시, 도서, 공연, 다큐멘터리를 본 후 추가 텍스트를 찾고 이미지를 모읍니다. 생각을 정리하여 산문으로 게재합니다. 창작한 시를 포스팅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