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홍과 철쭉이 핀
조붓한 계단에
저녁이 떨어진다
짙어진 보랏빛에
발목이 잠긴다
차오르는 것들은 처연하다
석양이 내려앉은 산기슭
거친 물살의 여울목
가지 끝 흐드러진 목련
내일이 오면 이지러질 보름달
목련이여, 커다랗고 흰 눈물을 내 진흙의 발목에 떨궈다오
나는 쉬이 풀어져 흘러가리
꽃들의 포효처럼
주홍빛, 선홍빛, 진홍빛으로
또다시 여울지더라도
시각 디자이너 김유리입니다. 전시, 도서, 공연, 다큐멘터리를 본 후 추가 텍스트를 찾고 이미지를 모읍니다. 생각을 정리하여 산문으로 게재합니다. 창작한 시를 포스팅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