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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넌, fiction 19화

떠다니는 벽

by 유리킴 디자인

떠다니는 벽


한 점의 구름

푸른 절벽에 부딪친다

갈라지는 하늘

가라앉는 숲


불탄 벽에 떠도는

돌들의 흐느낌을 듣는다

기울어지는 창문들

삐걱거리며 제자리를 찾는 초침들


일렁이며 번지는 노을

타오르는 나의 방에

흔들흔들 떠다니는 화분의 꽃들

불현듯 정지하는 빗방울


멀리서 흐르는 풍경 소리처럼

저 새는 절뚝거리는 눈동자를 내비친 적 없다


한순간 환해지는 젖은 날개

휘파람을 불면 가만히 날아오르는

오랜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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