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Collected Note #64

by 유리킴 디자인 Mar 18. 2025
아래로

Collected Note #64


Bon Voyage

질서가 흔들린다

너라는 목적지

덜컹거리며 도착하는

희고 일렁이는 밖

끝없이 분실하는 나

물컹거리는 공기가

낮고 높게 흘러간다

품고 있는 현기증이

아름다워 내리지 못하네


정오

그림자가 겹쳐

면이 되어

단순하게

연기처럼

흐릿하게


까닭까닭 묻다보면

우물쭈물 머뭇거리는 곳에서

아작아작 부서지다 보면

서슴서슴 꺼내어 보이는


너의 이름

높이를 갖는

단단해지고

정교해지는

입술에 손가락에 미소를 흐르게 해


종이

과거의 두께가 현재를 압도하여

납작해져 버렸구나


노래방

홀로 빛나고 있던 것

부를수록 더럽혀진다

시타르 소리도

숭고라는 단어도

색을 잃고

적재적소가 아닌

전지전능으로 존재하는


Cliché

깎아내려요

할인이죠

포장합니다

천지창조라는 마켓에서 정상처리되었습니다


Moral

나는 생각한다

고로 돈 번다?


Here

수단의 미로*에 갇혀


Fall

추락하는 모든 것에게 추락한다고 말하는 한가로움


비명(碑銘)

비명(悲鳴)으로

버튼식으로


합리

틀에 넣은 반죽 같은 만족


환영

따스해

떠오르는 해처럼

빛나

사라져도



_______

*짐멜, <돈의 철학> 

이전 14화 파도, 미풍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