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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킴 디자인 Dec 10. 2024

찐빵


찐빵



1

황홀하다 너의 감촉

언제나 뜨겁고 

명료하다


너의 이마, 수증기를 잊고 반짝인다

눈동자를 얻은 너의 몸 

식지 않는 너의 흰 무덤

둘이 만나야 하나가 되는 기형의 조각

농담을 지키는 몸의 응결


타버린 심장을 머금고

결인의 손가락을 칠흑에 감추며

태양의 신열을 배었구나


2

씨앗의 부활을 기다리는 동지(冬至)

망나니 아들을 기억하는 공공씨(共工氏)* 의

뼈를 쑤는 소란


늦여름 흙과 가을 금**  닿아

터지는 너의 소리


대지는 너의 시린 발을 감싸기에 부족하구나

부풀어 오르는 눈사태 속 너! 

번쩍임이여



* 『형초세시기』: 공공씨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신이 되었다. 아들이 팥을 두려워하였기 팥죽을 쑤어 쫓는다


** 『훈민정음』 제자해: 'ㅉ'은 사계 중 가을이며 오행중 금(金)에 해당하고 'ㅃ'은 늦여름의 흙(土)에 속하는 소리다







#시 #창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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