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황홀하다 너의 감촉
언제나 뜨겁고
명료하다
너의 이마, 수증기를 잊고 반짝인다
눈동자를 얻은 너의 몸
식지 않는 너의 흰 무덤
둘이 만나야 하나가 되는 기형의 조각
농담을 지키는 몸의 응결
타버린 심장을 머금고
결인의 손가락을 칠흑에 감추며
태양의 신열을 배었구나
2
씨앗의 부활을 기다리는 동지(冬至)
망나니 아들을 기억하는 공공씨(共工氏)* 의
뼈를 쑤는 소란
늦여름 흙과 가을 금** 닿아
터지는 너의 소리
대지는 너의 시린 발을 감싸기에 부족하구나
부풀어 오르는 눈사태 속 너!
번쩍임이여
* 『형초세시기』: 공공씨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신이 되었다. 아들이 팥을 두려워하였기 팥죽을 쑤어 쫓는다
** 『훈민정음』 제자해: 'ㅉ'은 사계 중 가을이며 오행중 금(金)에 해당하고 'ㅃ'은 늦여름의 흙(土)에 속하는 소리다
#시 #창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