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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안 Feb 28. 2023

취기



조용한 섬 어느 포구에서
소주 몇 잔에 마음을 들키는 동안
창밖 빨랫줄에 걸린 옷가지가
바닷속으로 풍덩 들어간다


나를 지극히 사랑한 나머지 시간을 두고 자책하는 날이 많았다며

평정하지 못한 마음 하나를 두고 내가 나를 너무 몰랐던 탓이라고

의아했던 날들에 많이 혼란스러웠다


조금씩 나긋해져 간다

지난 나를 건져낸다
반짝이던 아름다움이
버겁던 허세와 자존심이
위장을 관통하는 허기에, 찌르르
취하고 만다 파도 소리 우람한
바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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