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治癒) 그리고 치유(治流)

흐르는 마음

by 쓴쓴

바로 전까지만 해도 난 다른 사람이었다. 그리고 난 또다시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



후쿠오카 신이치는 그의 책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서 생명을 정의하기를 '동적 평형상에 있는 흐름'이라고 했다.


다시 말하자면, 생물은 죽어가기까지, 아니 사멸하여 사라지기 전까지 자신의 모습을 유지한 채로 '흐른다'. 원자 단위로 보아 단 한순간도 똑같았던 적이 없는 게 생물의 본모습이다.


그러니 생물이 만들어 낸 의식 체계, 그리고 의식이 만들어 낸 마음도 거대한 그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 보다. 다른 의미의 다른 결의 말이겠지만 사람은 자신을 유지하며 흘러가게 하듯이 마음 또한 그렇게 둔다.


흐르는 마음이란 참으로 신기한 것이 아닐 수가 없다. 심리상담을 배우고 실제로 실습하면서 체득하는 배움은 마음 간에는 일종의 수로가 있다는 사실이다. 공명하기도 하는 마음들은 각자의 성질이 어떠하든 서로를 향해 흐른다.


병이라 한다면 지독하게 앓고 있는 아픔이 내겐 하나 있다. 타자를 불신하면서도 무시하지 못하는 양가적인 성격의 병이다. 고유의 의지를 지니고 '흐르는' 그를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나는 도대체 어떻게 치유(治癒)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이러한 아픔 따위를 뭉쳐본 후 이름을 붙였다. '권위에의 두려움'. 다소 낯선 내용의, 일본식 어투의 어구다.


이는 상대를 과소하거나 과대하게 보는 일이다. 내겐 권위자를 불신하면서 무시하는 태도가 있다. 이는 곧 상대를 불신하거나 무시하거나 혹은 둘 다 동시에 한다는 말이 된다. 그러니 나는 '흐르는', 정확히 말하면 내게 흘러오는 타자라는 존재를 피하려 애쓴다. 점입가경으로 그를 두려워한다.


나는 어떻게 치유(治流)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나를 관통하여 흐르는 마음의 줄기들을 막을 수 없다면 다스릴 방법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바로 전까지만 해도 난 다른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다른 사람이 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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