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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휘은 May 03. 2023

운동은 편안해야 한다

운동은 힘들지만 동시에 편안하기도 해야 한다.


전 역도선수 장미란이 방송에 나와 데드리프트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때 장미란은 ”데드리프트는 편안한 자세에서 해야 한다.“ 라고 했다. 단어 하나하나가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내용의 핵심은 ’편안한 자세로 데드리프트를 해야 한다.‘ 였다. 표현에 어폐가 있는 듯 보인다. 데드리프트라는 운동 자체가 힘든 운동인데, 어떻게 편안하게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나는 장미란의 표현에 동감한다. 데드리프트뿐만 아니라 다른 운동에서도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나와야 한다. 주의할 점은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오해해서 받아들인다면, 아주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앞으로 운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운동강도가 낮아서 운동이 편안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아니다. 운동강도가 높아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왜냐하면 여기서 편안함은 힘들지 않음을 뜻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편안함은 근육과 관절에서 이질적인 느낌이 없는 상태이다. 근육과 관절에서 이질적인 느낌이 없으려면, 협응력이 좋아야 한다. 그러므로 운동할 때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은 협응력이 좋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동을 할 때 협응력을 먼저 키워야 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참고로 협응력은 신체의 신경 기관, 운동 기관, 근육 따위가 서로 호응하며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다.


반대로 운동을 할 때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는 협응력이 나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다. 어떤 근육이 자기 역할을 수행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어떤 근육이 과도하게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단발적으로는 근육에서만 통증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근육뿐만 아니라 관절에서도 통증이 느끼게 된다. 근육이나 관절에서 통증을 느끼는 불편한 상태에서는 당연하게도 제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 자연스럽게 운동효과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정신력으로 밀어붙이면 더 악화될 뿐이다. 그러므로 운동이 힘들더라도 편안한 느낌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편안한 느낌은 좋은 자세에서 느낄 수 있고 불편한 느낌은 좋지 않은 자세에서 느낄 수 있다. 협응력을 키우면 좋은 자세를 취할 수 있고 편안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협응력을 키우는 것은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식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조급함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과격한 운동으로 빠르게 살이 빠지고 근육을 키우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운동강도를 30~40%로 낮춰서 몸의 움직임과 근육들을 느껴봐야 협응력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식적으로 몸을 기계 다루듯이 다뤄서 협응력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다 정확한 개선을 위해서는 말이다. 하지만 결국 지식적으로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몸으로 느껴봐야 한다. 결국은 편안한 느낌이다. 편안한 느낌을 해치는 구간의 운동은 아직 때가 아닌 것이다. 아직 그 수준이 아닌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이렇게 운동해서 어느 세월에 몸이 좋아지나?‘ 라고 말이다. 결코 아니다. 감을 잡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뿐이지, 감을 잡는 순간 속도는 급격하게 붙는다. 문제는 감을 잡는 것이다. 감을 잡는 것은 목적지를 정하고 항해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정 의심이 된다면, 감잡지 말고 운동을 열심히 해보아라. 결국 다시 이 글을 읽게 될 뿐이다. 돌아온 탕자같이 “다시 돌아오더라도 난 꼭 해봐야겠어” 라고 한다면 나에게는 이제 그를 설득시킬 수 있는 설명이 없다.


편안한 느낌이 무엇인지 감을 잡았다면, 운동강도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왜냐하면 스스로 느끼기 때문이다. ‘어? 운동 더 할 수 있겠는데?’ 라고 말이다. 운동강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몸의 변화도 체감할 수 있다. 근육을 제대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편안한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됨에 따라 운동강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몸에 변화가 느껴지고 근육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구나라는 것이 체감된다면, 운동이 재미있어진다. 운동이 의무가 아니라 취미가 되고 삶의 일부분이 된다. 이 선순환의 시작은 편안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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