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휘은 Sep 15. 2023

기록이 체력인가?

체력을 측정할 때 기록을 바탕으로 측정한다. 그렇다면 기록이 곧 체력이라는 뜻인가? 기록이 좋으면 체력이 좋은 것인가? 기록이 100% 정확하게 체력 수준을 증명할 수 있는가? 한번쯤은 이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이 움직일 때, 몸에 힘이 가해진다. 가해진 힘을 근육과 같은 능동적 구조물과 인대, 힘줄과 같은 수동적 구조물이 같이 감당한다.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힘이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능동적 구조물이 힘의 60을 감당하면 수동적 구조물은 40을 감당하고 수동적 구조물이 60을 감당하면 능동적 구조물이 40을 감당한다. 다르게 설명하면, 운동할 때 능동적 구조물인 근육의 활동량이 줄어들면 수동적 구조물인 인대와 힘줄과 같은 결합조직에서 힘을 더 받기 시작한다는 것이다.(근육과 같이 수동적 구조물도 탄성력이 있기 때문에 움직임을 돕는다)


수동적 구조물에 힘이 가해지면 가해질수록 수동적 구조물이 점점 손상된다. 수동적 구조물이 손상되면 회복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 회복이 안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회복이 안 되는 수동적 구조물들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수술을 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반면에 능동적 구조물인 근육은 손상이 되어도 회복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회복 과정을 거쳐서 더 견고해지고 강해진다. 따라서 운동할 때는 되도록 근육에 힘이 가해져야 한다. 그래야지 수동적 구조물에 가해지는 힘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행여나 수동적 구조물이 손상되더라도 정도가 작을 수 있다.


그러나 수동적 구조물에 최대한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움직이면서 운동을 한다면 대신 운동이 힘들어진다. 왜냐하면 근육의 활동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기록이 안 좋아진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수동적 구조물에 최대한 힘이 가해지지 않게 운동을 해서 기록이 안 좋아졌다면, 체력이 안 좋아졌다고 봐야 할까? 아니면 수동적 구조물에 힘을 가하더라도 기록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한가? 이에 대한 답은 운동을 하는 이유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운동을 건강과 체력을 위해서 하는 것인지, 기록을 경신하는 것만이 운동을 하는 이유인지에 따라서 질문에 대한 답이 다를 수 있다.


운동을 하는 이유가 오로지 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라면 수동적 구조물에 힘이 가해지더라도 기록을 경신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생기는 한 가지 의문은 기록을 경신하는 것만이 운동을 하는 이유라고 하더라도 수동적 구조물을 손상시키면서까지 경신한 기록이 얼마나 더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는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모르더라도 결국에는 근육이 발달되어야 장기적으로 기록 경신을 이어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또한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수동적 구조물은 회복이 느리다. 그렇기 때문에 수동적 구조물에 반복적인 손상이 일어나면 결국 몸이 버티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사실 정답을 알고 있다. 정답은 수동적 구조물에 최대한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운동하는 것이다. 운동을 하는 이유가 건강과 체력이 되었든 기록이 되었든 말이다. 그러나 실상은 이를 모르는 사람처럼 운동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저 어제보다 더 많은 운동량을 소화하려고만 한다면 운동의 본질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물론 기록은 현재 상태와 그동안 과정들을 평가하기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기록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 좋은 결과물은 노력과 정확한 방향성이 결합되어 나온다. 각자가 어떤 이유로 운동을 하고 있고, 그 이유에 맞는 운동을 실제로도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원하는 바를 더 빠르게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전 09화 운동은 편안해야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