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약약강
직장에 같이 일한 지는 한 1년이 넘는 선배가 있습니다. 사실 같이 일 할 때는 부딪힐 일이 없어 잘 알지는 못 한채 1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 팀에 한 분이 휴직을 내면서 공석이 발생했는데 마침 제가 알던 선배가 그 자리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그 팀의 부서장은 회사에서도 쓰레기로 유명했고 아랫사람들을 못살게 굴기로 굉장히 유명했습니다. 참 걱정되더군요 선배가. 눌론 제 앞가림하기도 바쁜 처지이지만 다른 부서와 부딪힐 일 없는 곳에서 일했던 선배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생각이 짧았다는 걸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선배는 너무나도 적응을 잘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 쓰레기라고 불리는 부서장 옆에 딱 붙어서 아부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본인의 살 길을 찾은 겁니다. 거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그 부서의 권한을 이용해 하위 부서에게 갑질을 하고 윽박지르는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람이 그렇게 변할 수 있을까. 아니 어떻게 자기 위치가 조금 바뀐다고 그 위치에 따라 자기보다 약한 부서에게 윽박지르고 갑질을 할 수 있을까. 너무나도 충격이었습니다.
그 선배는 전형적인 '강약약강' 즉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스타일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을 사실 경멸합니다. 절대 잘 될 리 없다고 생각하는 직장인 유형 중에 한 명입니다. 약한 사람에게는 최대한 온화하게 다가가야 하며 강한 사람에게는 강하기보다는 현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그래야 싸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선배처럼 강한 사람에게는 깨갱하고 본인의 권한을 이용해 약한 사람에게는 갑질하는 사람은 반드시 빛을 볼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이 사람이 갑질하고 한다고 해서 무서워할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뒤에서 다들 욕하고 손가락질합니다. 본인만 모를 뿐이죠. 그렇게 그 사람의 평판은 무너져가고 나중에 위치가 변했을 때 주변에 사람들은 이미 떠나고 없을 겁니다.
특히 이런 강약약강의 사람의 유형은 주변에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 누구도 이 사람에게 잘 못 됐다고 얘기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잘 못된 행동과 태도도 바꿀 기회가 없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 누군가가 지적해줄 수 있지만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오히려 그 지적한 사람을 비난하고 욕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우리도 조심해야 합니다. 내가 어느 순간 이런 유형의 사람이 된 건 아닌지? 항상 나를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