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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영 Mar 26. 2022

친구 따라 어디까지 갈래?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요즘 비행청소년들에게 많이 묻는다 '친구 따라 소년원 갈래?' 지나치게 친구에게 의존하는 10대들은 자아상이 건강하지 못하다. 


그도 그럴 것이 항상 주취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우울증에 걸린 어머니를 보며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자아상을 긍정적으로 그릴 수가 없다. 

가정환경의 결핍이 심할수록 자신의 미래와 자아는 어두울 수밖에. 


그래서 불량 교우들 어울리게 되고 그들 그룹에서 자신의 자아상을 본다. 그 모습이 부정적이더라도 같은 자아상을 가진 이들과 함께 있으면 안심이 되고 소속감이 생기며 대수롭지 않게 된다. 

가정에 비빌 언덕이 없는 친구들은 가출팸에서 기댈 언덕을 찾는다. 


비행청소년을 상담하는 일을 하는 나로서는 하루빨리 그곳이 비빌 언덕이 아니라 무덤임을 깨닫고 돌아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아무리 말해주어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알고 있다 한들 혼자가 되는 경험도 싫고 두렵기에 외면하기도 한다. 


친구란 무엇인가. 

서로 윈윈 하는 것이 친구이다. 


서로 같이 나락으로 빠지는 건 친구가 아니다. 늪이라는 걸 알면서 빠지고 있는 친구가 발목을 잡고 있다면 가감하게 다른 발로 그 손을 쳐서 떼놔야 한다. 

그런 강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언제까지 친구일까. 


서로 같은 공감대가 있고 비슷한 환경에 있을 때 만나지는 게 친구이다. 친구에게 너무 의존하지 말자. 평생 갈 것 같지만 아니다. 길이 다르면 결국 멀어진다. 


친구는 없어도 되고 있어도 된다. 

있다면 내 마음 잘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친구 딱 1명이어도 족하다. 


모든 친구관계를 살피느라 쏟는 에너지를 아껴 나와 가족에게 더 할애할 일이다. 재밌다고 친구가 아니며 나를 좋아한다고 친구도 아니며 함께 걷는다고 친구가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을 때 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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