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라도, 증인이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서울 '경'에 나아갈 '진'.
나는 당신이 서울에 한 번 올 줄 알았다.
- 사람이 많이 없어지던 시기가 있었어.
스탈린 시절이었지. 소련일 때 말이야.
- 아.. 소비에트 시절을 지나셨죠 참..
- 하루 자고 나면 앞 집 사람이 사라졌고
다음 날, 옆집 사람이 온 데 간 데 없어졌어.
- 왜요??
- 누가 신고해서 잡혀갔거든.
- 신고요?
- 정권에 대해 조금이라도 부정적으로
언급하거나 말실수라도 하면, 서로 고발해서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간 그런 시절이 있었지.
그때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사라졌었어.
- 오빠, 성함 뜻이 뭐예요?
- 제 이름 뜻이요?
- 아, 제가 사람들 만날 때 이름 뜻을 꼭
물어보거든요. 한자는 하나도 모르는데,
뜻은 물어봐요. 사실 이름 기억하려고...
- 제 이름은 서울 '경'에 나아갈 '진'이에요.
- 서울 경이요??
- 네, '서울 경'이에요. 서울로 나아가라..는..
- 아니, 잠깐.. 농담이시죠..?
- 진짜예요.
- 이름에 서울 경을 써도 돼요?!
- 됩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지어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