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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ie Jul 27. 2024

갓난아기

born again

- 꿈에 갓난아기를 봤어.
- 갓난아기?!
- 응, 갓난아기를 네가 물에 씻기고 있더라고.
- 내가?
- 어. 이게 무슨 꿈인가.. 누가 구원받았나...
- 어머! 엄마! 나 누군지 알겠다!!!
※ 이 꿈 내용과 해석은, 보통의 사람(?)에게
생소하거나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음을 양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점 또한 양해를 구함.


엄마가 꿈에서 본, 내가 씻기고 있던 갓난아기가

북한의 바이올리니스트 문경진을 뜻함을 깨달았다.


J.S.Bach


- 저는 작곡가 중에 바흐를 제일 존경해요.
- 저도 좋아합니다! 바흐 음악 정말 좋지요!


맨 처음 문경진의 연주를 들은 곡은 Bach였다.

나중에, Bach 음악에 대해 말하는 나의 이야기에

그는 '매우 적극적으로 동의하며 공감'을 표했다.


바흐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던 작곡가이다.

그는 "모든 음악의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과, 인간의

혼을 소생케 하는 것에 있다"라고 말하던 사람이다.


단순해 보이는 선율 하나에도 알고 보면 성경 말씀

의미를 담아 작곡하였기에, 바흐를 사랑하고 그의

곡을 남달리 연주한다면 영적으로 특별한 것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야 제대로 연주해 낼 수 있다.


회개


오르간 교수님께서, 잊지 못할 질문을 던진 적 있다.

- 너, 바흐한테만 있는 게 뭔지 아니?
- 바흐한테만요? 글쎄요...
- 누구에게도 없는데, 다른 작곡가에게는 없고
 바흐 음악에는 있는 것이 뭔지 생각해 봐.
- ... 모르겠어요... 뭔데요??
- 그건 바로 '회개'(repentance)야.


바흐의 곡으로 '도이체 그라모폰' 최연소 음반을 낸

'다니엘 로자코비치'도 복음을 알고 믿는 인물이고,

임윤찬이 바흐곡을 연주할 때 '영혼을 바치는 느낌'

이라는 표현을 쓴 것 또한 그가 뭔가 느꼈기 때문.

'그런 고귀한 음악을 연주하고 스크랴빈으로 바로

넘어가기 힘들었다'는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음은

스크랴빈은 '신지학(theosophy)'에 심취해 있던,

'성령과 반대인 영'감으로 작곡하던 사람이었던 것.


아무튼 문경진은 바흐의 음악을 기꺼이 좋아했다.

물론 누가 바흐의 샤콘느를 싫어하겠냐만은, 더러

바흐를 싫어하고 바그너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문경진이 나에게 빌려주었던 북한 서양음악사 책에

기독교를 부정적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한 흔적들이

보였지만, 바흐의 음악까지 금지하긴 어려웠을 터.


북한 연주자가 합법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찬송'과

같은 유일한 음악은 바로 J.S.Bach의 음악이었다.

- 저는 예수님을 믿거든요.
- 아, 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일일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만 예수에 대해, 내가 믿는 그에 대하여 말할 때

그가 가만히 나의 이야기를 듣던 그 밤을 기억한다.


문경진은 신사적이고 배려심이 아주 많았지만,

자신의 가치관이나 생각에 반하는 것에 대하여는

확실하고 명확하게 의사표현을 하는 성향이었다.


북한에서 얼마나 세뇌를 당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미국 이름만 듣고 단번에 적대감과 경계심이 나온 일.

정치 이야기를 한 적 없으나 뭔가 한 번 느낀 적 있다.


아무튼 그래서 더욱,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동안 만일 그의 마음에

반감이 일었다면 중간에 의사표현 할만한 사람인데

듣는 동안 부정하지도 않았을뿐더러, 동의하는 듯한

분위기에 내심 놀라, 성경책까지 빌려주게 된 것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무려 성경책을 보여준 북한 친구는

문경진뿐이었다. 생각 못했는데, 서로 '음악서적'을

교환해 보자며 그가 먼저 제안해온 것이 발단이었다.


솔직히, 북한 음악역사 책은 꽤 재미있고, 웃기다.

말투에서 오는 신선함, 내용도 재미있게 씌여있고.

그러나 이념을 음악책에마저 들이부어 결국 한계.


손바닥에 들어오는 '조로사전'(조선-로씨야어)

보고 "우와~!"하자, 내게 가지라며 자기 걸 줬는데

뒤늦게 맨 앞장을 열고 입을 떡 벌린 채 멈췄었다.

(무시무시한 이념과 조언 아니 명령이 궁서체로..)

나와의 소통은 그의 안위가 걸린 일이었지만
내 수업 끝날 때 즈음 학교에 와, 집으로 오는
동안 대화 하다 자기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성별이 남자이면 집 안에 들이지 말자 약속을
만들어 지킨 엄격한 장본인이 바로 나. 집에서
차 한 잔도 대접할 수 없었으므로, 룸메를 불러
근처에서 셋이 식사를 하고 헤어진 적도 있다.

웃긴 건, 룸메는 북한사람을 경계하고, 문경진도
남한사람을 경계했는데, 중간사람(me)을 깊이
신뢰한 나머지, 둘 다 잔말 없이 함께 식사했다.
어차피 같은 학교 학생이라 한편 동질감도 있고.


그날 집 앞에 셋이 왔을 때, 잠시 기다리라 하고는,

검은 가죽 지퍼형 성경찬송가를 종이백에 넣었다.

한국 즉석 먹거리도 여러 개 담아 손에 들려보냈다.

그렇게 문경진은 성경을 접하게 되었다.


기억나지 않는 것은, 성경을 돌려받았는지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중에 성경책이 사라진 건

못 받았기 때문인지, 내가 잃어버린 건지 모른다.


아무튼 성경을 받은 뒤 그에 대해 따로 언급을

한 적은 없었고, 나도 더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제가 교회에서
간단한 피아노 곡을 하나 하는데
혹시 와 보실래요..?


실은, 교회에 데려간 북한친구가 문경진이 처음은

아니었다. 다만 그들의 안전을 위해 한국인이 없는

'국제교회'로 초대했다. 그날 나는 Michael W.

Smith의 "The Giving"이란 곡을 따로 연주했고

문경진은 '친한 벗의 연주를 보고 축하해 주러' 온

정도로 보는 것이 맞았다. 연주는 별 게 아니었지만

음악에 사뭇 진지한 그는, 감동이 있었다고 말하며

"저도 그 곡을 CD로 듣고 따라 쳐보려 했는데 뒤는

현성씨만큼은 못 치겠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실제 그는 피아노를 능숙히 쳤다. 반주도 잘 함.)


그 교회에는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인 등 여러

사람들이 있었지만 한국인은 나 하나뿐이었고,

내 측근은 미국과 영국 대사관의 사람들이었는데

영국 지인과만 인사를 시켜주었다. 생각해 보니,

모두 영어로 진행되어 내가 옆에서 문경진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예배 뒤

근처 TGI Friday's에서 나에게 밥을 사 주더라.

(내 북한 여자 친구는 밥을 더 잘 사 줬다 ㅎㅎ)


거기까지였다.
성경도 한 번, 교회도 한 번.



문경진이 예수를 '믿을' 사람이라는 사실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알게 되었다.


당시 주일예배는 미국 교회로 다녔으나 평일에는

모스크바 온누리 한인교회로 기도(7 A.M.) 하러

다녀 영이 깨어있던 차라, 기도를 하면 아주 명확한

응답을 말씀으로 받기도 하고 직접 받기도 하였다.


그날도 창문 근처에서 기도를 하는데, 하나님이

내 입으로 한국말을 반복하게 하셨다. 나는 원래

기도할 때에 방언을 사용한다.(한국어가 아니다)


그 말은 이러했다.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먹이라"


계속 이러시는데, 양이 바로 '문경진'을 뜻하였다.

나더러 문경진을 먹이라시네... 이러면서, 아이고,

하나님이 나 그만 놀고 예수를 전하라 하시나 보다

생각했던 것 같다. 기억은 완벽할 수 없지만 이것은

확실하다. 하나님이 문경진을 '내 양'이라 하신 것.


그러고 나서 엄마가, 내가 아직 교회에 있을 때

전화로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해 주신 것이다.


네가 갓난아기를 씻기고 있었어.


예수 믿고 구원 얻는다는 것은 '거듭났다는' 것이다.

다시 태어나려면 죽어야 한다. 산 채 다시 태어날 수

없지 않은가. 그저 종교인 말고, '참 그리스도인'은

'나의 자아는 죽어 사라지고 내 안에 예수가 산다'

고백한다. 오늘 믿었다면 영적으로는 신생아인 셈.


문경진이 정확히 언제 예수님을 ''로 영접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바흐를 좋아했고, 예수를 전한

나와의 대화를 참 즐거워했고, 성경을 읽어보았고,

교회에서 예배 드려보는 것에 모두 호의적이었다.


하나님은 나에게 그를 '내 양'이라며 먹이라셨고

우리 엄마는 그 영혼의 거듭남을 꿈으로 보셨다.


북한에서 승승장구하던 그는 몰래 성경을 읽었고

은하수 관현악단 파리 연주 여행에까지 성경책을

가지고 다녔으며, 자신이 만난 예수가 준 죄 사함과

영원한 생명에 대해 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평생 누릴 수 있던 명예와 부, 땅의 목숨 대신에

예수 그리스도와 영원히 거하는 '영생'을 택했다.


그는 나의 인생에 믿어지지 않는 인연이며

감히 담아낼 수 없을 영광이자 고귀함이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응답하여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내가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다시 태어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왕국을
볼 수 없느니라, 하시니라. 니고데모가 그분께
이르되,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태어날 수
있나이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나이까? 하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내가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에서 나고 [성령]에게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왕국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육에서 난 것은 육이요 성령에게서 난 것은
영이니 내가 네게 이르기를, 너희가 반드시
다시 태어나야 하리라, 한 것에 놀라지 말라.
바람이 마음대로 불매 네가 그것의 소리는
들어도 그것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에게서 난 사람도 다
이러하니라, 하시니라. John 3:3-8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삽니다. 그러나 내가 아닌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십니다. 나는, 나를
사랑하사 날 위해 자신을 주신 하나님의 아들
의 믿음으로 지금 육체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Galatians 2:20
그들이 어린양의 피와 자기들의 증언의 말로
그를 이기었으며 그들은 죽기까지 자기 생명을
사랑하지 아니하였도다. Revelation 12:11
그분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약속은 이것이니
곧 영원한 생명이라. 1John 2:25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나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그가 그분께 이르되, 주여,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그분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내 어린양들을
먹이라, 하시고 다시 두 번째 그에게 이르시되
요나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그가 그분께 이르되, 주여,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그분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내 양들을 먹이라
하시고 세 번째 그에게 이르시되, 요나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그분께서
자기에게 세 번이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말씀하시므로 베드로가 근심하며 그분께 이르되
주여, 주께서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하니 예수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내 양들을 먹이라.
John 21: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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