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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드롭 The Drop 2014

영화 리뷰

by 미아


The Drop (2014)

더 드롭

감독 마이클 R. 로스컴 출연 톰 하디, 누미 라파스, 제임스 갠돌피니 미개봉



영화 <더 드롭 >은 《살인자들의 섬(셔터 아일랜드)》, 《미스틱 리버》의 저자 데니스 루헤인(Dennis Lehane)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ANIMAL RESCUE)》를 원작으로 한다.



Tom Hardy in The Drop (2014)



영화는 외로운 바텐더 밥 사이노스키(Tom Hardy)를 중심으로 브루클린 술집들의 지하세계에서 현찰을 지역 갱단에게 은밀히 전달하는 음모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롭'은 작품 내의 '드롭 바'를 의미하고, '드롭 바'는 시내 술집 중 갱단에 의해 무작위로 선정되어 불법 자금을 이동하는 경로로 사용된다.


사촌 형 마브(James Gandolfini)와 함께 술집을 대리 운영하고 있는 밥(Bob)의 술집 역시 지역 갱단의 자금 이송처로 활용되는 '드롭' 중 하나이다. 어느 날, 밥의 '드롭 바'에 복면의 강도 둘이 들어와 갱단의 돈을 털어가는 사건이 발생한다. 밥과 사촌 형 마브는 그 일로 갱단으로부터 죽을 위기에 처한다. 동시에 '드롭'의 냄새를 맡고 형사 토레스(John Ortiz)가 집요하게 들러붙어 사건을 캐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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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우연히 쓰레기통에서 학대받고 버려진 강아지를 구출해 키우는 밥에게 강아지 주인이라며 나타나 거액을 요구하는 사이코패스 에릭(Matthias Schoenaerts)까지 가세하여 혼란스럽게 한다. 졸지에 강도 사건에 휘말리고 복잡한 문제들에 직면한 밥은 일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상황은 점점 더 걷잡을 수 없는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Detective Torres: No one ever sees you coming, do they, Bob?


토레스 형사: 당신이 다가오는 걸 아무도 못 보죠, 그렇죠, 밥?



Tom Hardy and Noomi Rapace in The Drop (2014)



영화 <더 드롭>은 겉으로 아무 일 없는 듯이 평범해 보이는 밥의 술집을 주요 배경으로 그곳에서 이뤄지는 은밀한 검은돈의 흐름을 추적하며 그것들과 연루된 범죄와 혼돈의 상황을 시종일관 차분하고 긴장감 있게 다룬다.


상처 입은 강아지 로코와 밥의 우연한 만남, 한 번도 개를 키워보지 않았던 밥에게 도움을 주는 여인 나디아(Noomi Rapace)와의 우정, 그리고 이들이 서로 교감하며 아슬아슬하지만 동행을 이어가는 모습과 과정들을 주목해 볼 만하다. 톰 하디와 누미 라파스의 연기 호흡은 말할 것도 없이 찰떡 케미를 보여주며 작품의 캐릭터를 잘 살려내어 전달한다. 어느 날, 강도와 맞닥뜨리면서 직면한 위기 속에서도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며 과묵하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삶의 균형을 잡아가는 밥의 절제된 모습 또한 숨 막히게 인상적이다.


강아지 로코가 밥의 인생 한가운데로 아무런 예고도 없이 훅 들어온 날, 바로 그날 밥은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기도 하고 뭔가 비밀을 안고 있는 듯한 여인 나디아를 처음 만났다. 그날은 몹시 추운 겨울이었고, 영화가 전개되는 내내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한 겨울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밥이 로코와 함께 나디아의 집을 찾아갔을 때는 좀 다른 분위기이다. 여전히 겨울의 끝자락에 머물러 있지만 그녀의 마당 한쪽에 노란 개나리가 피어있다. 희망과 기대를 의미하는 개나리 꽃말처럼 그동안 외로웠던 밥에게, 버려졌던 아픔이 있는 로코에게, 또 진정한 사랑을 원하는 나디아에게 앞으로 따뜻한 봄날이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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