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첫눈이 왔어.
눈이 온다고 누군가에게 알리기도 부끄러울 만큼 실낱같이 내리긴 했지만 말이야. 그러게, 벌써 눈이 내리네. 낙엽이 쏟아져 내리던 게 얼마 전 일이었던 거 같은데.
요즘엔 시간을 쫓아가는 게, 트렌드를 쫓는 것만큼 버거워.
나는 이제 막 가을 옷을 예쁘게 입어볼 참이었는데, 나보고 벌써 겨울옷을 꺼내 입으라고 하잖아.
넌 요즘 어때, 내 주변엔 온통 틀린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바보들 천지야.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걔들은 나를 잘 아는 것처럼 얘기한다니까.
눈이나 잔뜩 왔으면 좋겠다.
눈이 소복이 쌓일 때쯤이면 우리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린 무슨 감정을 나눴었고,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는지 그런 것들 말이야.
발자국이 깊게 패어도 눈이 오면 감쪽같이 발자국이 없어지는 것처럼 그쯤이면 내 상처도, 네 상처도 아물지 않았을까.
날씨가 많이 추워. 네 겨울이 조금은 따뜻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