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제주 도토리숲에는 별다방이 있다?

당일치기 제주 숲 여행 2

by 새벽강

사려니숲에서 나오자 아내는 이제 어디 갈 거냐고 묻는다. 사려니에서 삼다수와 귤을 먹었지만, 아내는 지금 커피 수혈이 절실한 시점이다. 나는 '도토리숲'에 갈 거라고 했고, 그 옆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별다방이 있다고 알려주자 아내의 얼굴이 환해졌다.


도토리숲 가는 길에 삼다수 취수원과 아름다운 목장이 양쪽에 펼쳐져 있다. 대충 찍어도 카톡 프사에 올릴만한 풍경 사진이 나온다. 찍은 사진을 확인하고 기분 좋게 도토리숲으로 간다.

제주도_삼다수 목장.jpg 제주도 목장은 찍기만 하면 멋진 풍경 사진이 된다


사실 '도토리숲'은 꿀밤나무가 심어진 진짜 숲이 아니라, 지브리 스튜디오의 공식 숍으로 토토로를 비롯한 지브리 굿즈를 파는 곳이다. 그런데 도토리숲 가게는 정말 숲 속에 있다. 송당리 '제주동화마을' 안에 있는데, 동화마을이 하나의 큰 공원이다.


제주동화마을은 하나의 숲처럼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도토리숲 이외에도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성이시돌 매장, 식당과 제주기념품점 등 여러 업체가 입점해 있는데, 주변이 숲과 공원으로 잘 가꾸어져 있다. 입장료가 별도로 없는 곳이지만 조경이 수준급이다. 언덕과 전망대, 인공폭포와 각종 조형물, 산책로 등이 갖춰져 있어 제주 여행하다가 지나가는 길에 잠시 들러 쉬고 갈 만한 곳이다. 특히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라면 좋아할 만한 공간이다.


제주도_도토리공원.jpg
제주도_도토리공원_흰수국.jpg
조경이 훌륭한 동화마을에 하얀 수국을 닮은 불두화가 가득 피어 있다.


동화마을에는 하얀 수국을 닮은 불두화가 가득했다. 수국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예쁘고 보기 좋았다. 도토리숲에 가기 전에 파리바게뜨 매장부터 들렀다. 여기에 파는 빵과 음료들은 다른 파바 매장과는 달랐다. 제주도의 특징을 담은 음료와 빵이 눈길을 끌었다. ‘몽생이(망아지의 제주 사투리)’이라는 캐릭터도 있고, 이를 이용한 빵과 굿즈까지 팔고 있었다. 귀여운 모습에 그들의 마케팅에 그만 넘어갈 뻔했다. 우리는 커피를 마시기 전에 여기에서 샐러드부터 먹었다. 사려니숲에서 한참 쉬고 나와서 그런지 샐러드조차 꿀맛이다.


이곳 스타벅스는 최근 제주에서 핫한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넓은 내부에 사람들이 가득했고, 주문하는 줄도 매우 길었다. 그런데 바로 앞에 전망 좋은 창가 자리가 비는 것을 보았다. 오~! 자리를 찾아 헤맬 필요 없이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여기도 파바처럼 다른 매장에는 없는, 이 매장만의 음료와 빵을 팔고 있었다. 물론 제주도 자연과 과일을 테마로 만든 메뉴들이었다. 아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나는 이 매장에서만 판다는 음료 한 잔을 주문했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했지만, 주변의 공원을 공짜로 이용하는 입장료라고 생각하면 받아들일 만한 수준이다. 음료 맛도 만족스러웠다.


제주도_토토로.jpg
제주도 도토리숲 고양이버스.jpg
토토로와 고양이버스 포토존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다

커피와 음료로 긴급 수혈(?)을 받은 우리는 도토리숲 매장으로 향했다. 우산을 든 커다란 토토로와 직접 올라탈 수 있는 고양이 버스, 이렇게 포토존이 우리를 반겨준다. 그리고 매장 가득 지브리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를 데려가세요’라며 손을 흔들고 있다. 그러나 가격표를 보니 쉽게 그 손을 잡아 주기 힘들었다. 딸에게 줄 작은 피겨 두 개만 샀다. 토토로와 그 작고 귀여운 여자아이. 이름이 뭐였더라? 메이였던가?


제주도_스타벅스.jpg 스타벅스 매장 안에서 찍은 피겨 사진 뒤로 동화마을 언덕이 보인다


도토리숲을 나와 동화마을을 한 바퀴 산책했다. '마녀 배달부 키키' 테마로 꾸며진 코리코 카페는 굿즈와 함께 음식도 판매하는 레스토랑이었다. 이 애니메이션을 본 아이들이라면 정말 좋아할 만한 곳이다. 귀여운 마케팅에 여기에서도 잠시 흔들렸지만, 그냥 구경만 하고 나왔다.


동화마을은 돌과 바위로 만든 정원과 아름다운 연못이 인상적이었고, 매장마다 볼거리들이 풍부했다. 제주도 매장에만 있는 음료, 셔츠, 기념품 등 매력적인 마케팅이 살짝 흔들릴 수도 있지만, 도토리숲과 동화마을은 어른과 아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동화마을에는 제주도에서 제일 큰 별다방도 있다.



keyword
금요일 연재
이전 01화사려니 숲에 누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