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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애리 Jun 12. 2016

탄두리치킨을 곁들인 저녁식사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밀프렙(Meal Prep.)

나는 에쓰닉푸드를 엄청 좋아한다. 갖은 향신료가 들어간 인도 요리부터 베트남이나 태국 요리, 그리고 요즘엔 중동요리까지. 사실 나는 인도나 베트남, 태국, 중동의 모든 요리를 맛보지 못했으므로,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도 요리 중에서는 가람 맛살라를 베이스로 한 독특한 맛을 좋아하며, 베트남이나 태국 요리에서 특유의 피쉬소스가 들어간 맛을 즐기며, 중동요리는 큐민과 코레안더가 섞인 독특한 향기가 좋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밀 프렙(Meal Preparation for 1 week)을 시작하면서, 유투브에서 본 레시피처럼 그냥 오븐에 구운 치킨을 먹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는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밍밍한 내 치킨을 위해 인도향신료를 밀프렙에 도입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탄두리 치킨과 야채를 곁들인 식사를 준비하기로 먹었다.

사실 여기서 탄두리 치킨은 정확한 말이 아니다. 아다시피 탄두리(Tandoori)는 화덕인데, 코딱지만한 집에 살고 있어서 오븐 조차 조그마한 토스터 오븐을 사용하는 내가 화덕이 어디있겠는가. 게다가 내가 구운 것은 시중에 파는 탄두리 치킨 티카(티카 마살라를 발라 탄두리에 구운 치킨)이니,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토스터 오븐 치킨 티카(티카 마살라를 발라 토스터 오븐에 구운 치킨)'이 될 것이다.


탄두리 치킨 티카보다 좀 어설퍼보이지만, 장미야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향기로울 거라는 줄리엣 양의 의견에 따라 본문에서는 후자로 부르기로 하자.





탄두리 토스터 오븐 치킨 티카


조리시간

기본적으로는 24시간, 실제 조리하는 시간은 40분 가량


재료

탄두리 치킨 티카 소스 (인터넷으로 쉽게 구입할수 있다)

플레인 요거트

닭가슴살 400g

올리브유


레시피

1. 닭가슴살을 깍뚝썰기(정방형으로 자르는 것)한다.

2. 커다란 보울에 탄두리 치킨 티카 소스와 플레인 요거트와 1번의 치킨을 넣고 버무린다.

3. 2번을 하룻밤 재워놓는다.

4. 오븐용 팬에 호일을 깔고, 3번을 부어놓은 뒤 올리브유를 뿌리고 적당히 주물럭거린다.

5. 설명서에는 190도에서 소스를 덧발라가며 30~40분 동안 구우라고 적혀 있지만, 간단히 무시하고 토스터오븐의 '빵굽기' 모드에서 30분 동안 굽는다. (중간에 물이 많이 생기는 것 같으면, 내가 모든 소스를 발라가면서 구운게 아니라 그냥 다 처넣은 탓이기때문에 후회하면서 물만 따라 버리고 팬을 다시 오븐에 넣는다)




탄두리 토스터 오븐 치킨 티카에 곁들이는 구운 야채


조리시간

집중해서 하면 30분/야채를 씻고 다듬으면서 딴짓을 많이 했다면 1시간


재료

마늘(깐 마늘) 4~6조각

올리브유

브로콜리 2

파프리카 2


레시피

1. 야채를 깨끗하게 씻어서, 잘 말린다.(말릴 시간이 없으면 키친타올로 물기를 닦아낸다)

2. 아채를 조리할 준비한다.

 -마늘:  칼의 평편한 면으로 마늘을 눌러서 으깬 뒤, 그것을 다져놓는다. (굳이 칼로 다지는 이유는, 다져놓은 마늘의 경우 물이 많아서 조리할 때 좀 불편하기때문이다. 그렇지만 다진 마늘을 써도 맛에는 차이가 없다.)

 -브로콜리: 큰 줄기는 제외하고 꽃을 포함한 작은 줄기부분만 너무 크지 않게 잘라놓는다. 큰 브로콜리도 예쁘지만, 나는 조리하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꽃부분의 지름이 3~4센치가 넘는 것은 전부 잘라놓았다.

 -파프리카: 씨와 꼭지를 빼고 나머지 부분을 한 입 크기로 썰어놓는다.

4.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넣고 노릇노릇해질때까지 약한 불에 익힌다.

5. 4번에서 매운 향이 아니라 향긋한 구운 마늘 향이 나면, 브로콜리를 넣고 이따금씩 휘저어가면서 약간 딱딱한 정도로 익을 때까지만 볶는다. (포크로 줄기 부분을 찔러봤을 때 쉽게 푹 들어가면 너.무. 익.은. 것.이다. 너무 익히진 말자. 나중에 저장할 때 별로다.)

6. 브로콜리를 꺼낸 뒤 센 불에 파프리카를 잠시 익힌다. 그냥 기름으로 버무리는 정도라고만 생각하자.





이날 나는 밀프렙을 7끼니분을 준비했는데, 그중에서 4끼가 치킨이고 나머지 3끼는 쇠고기 다짐육을 넣은 가지 요리를 준비했다. 7일동안 너무 같은 것만 먹으면 질릴 것 같아서 이렇게 준비한 것이다. 때문에 두번째 레시피의 구운 야채는 거의 7끼분인 것이다. 나는 토스터오븐 치킨 티카가 들어간 4끼의 밀프렙 박스에는 백미 대신에 검은 찰 현미밥을 넣었고, 쇠고기 다짐육과 가지요리가 들어간 3끼의 밀프렙 용기에는 백미밥과 구운 두부를 넣었다. 밥은 전부 갓 지어서(당연히 전기밥솥에) 한공기 가량으로 계량을 해서 용기에 넣었다.


나는 닭가슴살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따금씩은 먹다보면 비린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탄두리 토스터오븐 치킨 티카는 향신료 때문인지 며칠 뒤에 먹어도 맛이 굉장히 좋은터라 요즘에 고정적으로 이 메뉴를 밀프렙에 포함시켰다. 게다가 닭가슴살과 브로콜리가 잘 어울린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어도, 치킨 티카와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듯한 식감이 있는 검은 찰현미는 정말로 최상의 궁합이라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번에 그냥 오븐에 구운 닭가슴살과 콩, 구운야채, 두부, 밥 등으로 밀프렙을 했을 때에는, 음식이 참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느끼겠지만 건강하다는 것 그것 하나 밖에 못 느꼈지만 이번 메뉴는 꺼내서 먹을 때마다 기대되는 느낌.


역시 밀프렙은 자신이 좋아하는것을 해야지 맛없는 걸 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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