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의 말 걸기, 대외홍보는 왜 중요한가

말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당한다

by 기록하는노동자

나는 유진기업 홍보팀에서 9년 넘게 일했다.
그 시간 동안 내부 커뮤니케이션, 언론홍보, 홈페이지 관리, 기념품 제작, 각종 홍보물 기획, 행사 운영 등 회사의 얼굴을 만들고 보여주는 일들을 해왔다.

그러다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그때부터 홍보는 더 이상 브랜드나 마케팅이 아니라 존재를 증명하는 일, 그리고 살아남기 위한 도구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노동조합의 홍보활동을 두 가지로 분류했다.
‘대외 홍보’와 ‘내부 홍보’.
오늘은 그중 대외 홍보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자 한다.


노동조합을 만들면서 제일 먼저 한 일

노동조합을 처음 시작하면서나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 존재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

세상에 알려야 회사가 함부로 하지 못할 것 같았고,
우리를 지켜보는 눈이 많을수록 안전해질 거라고 믿었다.

그렇게 작성한 첫 보도자료가
회사의 첫 부당노동행위가 되었고,
그때부터 노조탄압이 시작됐다.

하지만 나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회사가 싫어한 건 우리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한 말이었다.

“유진기업 노동조합 설립은 그간 소통 없는 일방적 경영과 보상 없는 희생 강요, 개선되지 않는 복리후생 등으로 열악해진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직원들의 총의로 추진됐다.

이 문장은 아직도 온라인 어딘가에 남아 있다.
대부분 기사들이 삭제됐지만,
우리가 어떻게 시작했는지 그 흔적은 여전히 살아 있다.


언론에 알리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홍보팀에서 일한 경험 덕분에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기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품을 들이면 누구나 보도자료를 보낼 수 있다.


※기본적인 언론 연락망 구축법

1.포털사이트에서 회사명을 검색해 ‘뉴스’ 탭에서 최신순으로 기사 열람

2.기자 이름, 이메일, 매체명을 정리

3.뉴스가 많지 않으면 '노동조합' 키워드로도 시도

4.보도자료 작성 후 오전 8~9시 사이에 메일 발송

5.전화번호를 알고 있다면 문자 메시지로도 전달


그리고 한 가지 팁이 있다.
기자 연락처를 모른다면, 해당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내 연락처를 남기면 된다.
절반 이상은 실제로 연락이 왔었다.


언론홍보는 연대의 시작이다

보도자료가 기사화되는 순간,
노동조합의 목소리는 회사 울타리를 넘어 세상으로 간다.

물론 위험도 있다.
회사는 명예훼손,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같은 법적 책임을 물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도 그랬다.

하지만 절박함은 숨길 수 없는 진심이고,
세상은 그런 절박함을 완전히 외면하지 않는다.


대외홍보의 또 다른 채널, SNS

이제 언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SNS와 유튜브 채널이다.
이건 외부에도 노출되기 때문에 나는 대외 홍보로 분류해 사용한다.

하지만 이것도 양날의 검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사내 비밀 유출”이라며 고소 사유로 활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고소를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SNS는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기적으로 사진 한 장, 영상 한 컷을 올리는 일.
그것이 노동조합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대외홍보, 돈이 없으면 품을 들이면 된다

영상 편집?

카드뉴스 제작?

예전처럼 어렵지 않다.

※추천 도구

- 영상 편집: 브루 (Brew)

- 카드뉴스 & 웹자보: 미리캔버스, Canva

- AI 활용: 월 2~10만원이면 다양한 콘텐츠 제작 가능

돈이 많지 않다면 시간을 들이면 된다.

유튜브를 통해 배우면서도 금방 중급자 실력이 된다.

노동조합 홍보는 돈보다 의지가 먼저다.


정치권과 연대하기 위한 대외 홍보

정치권과의 연결도 ‘홍보’의 한 축이다.

특히 환경노동위원회 국회의원의 이메일, 전화번호는 꼭 확보해 두자.

요청 메일을 보낼 땐,

요약본과 세부자료를 함께 첨부하고

핵심 메시지를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또 SNS 메시지 기능을 통해 DM을 보내는 방법도 유효하다.


말 걸지 않으면 잊힌다

노동조합의 대외홍보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작업’이다.
누가 대신 해주지 않는다.

반복적으로 연락하고, 기자를 만나고,
현장을 찍고, 기록을 쌓아야
그게 언젠가 돌아온다.

우리 노동조합도
그 대외홍보 때문에 더 큰 탄압을 받았지만,
그 홍보가 결국 우리를 지켜줬다.

“말 걸기를 멈추지 마라.
세상은 늦게 답하지만,
반드시 듣고 있다.”
노동조합 유튜브채널.jpg


※ 유진기업 노동조합 유튜브 채널 : https://www.youtube.com/@euunion


이 글은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질 노동조합의 싸움에 대한 기록입니다.
공정한 사회를 위한 모든 목소리와 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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