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의 밤』, 한느 오스타빅
조용한 북유럽의 눈 내리는 밤.
한 아이와 엄마가 같은 도시 안에서 각자의 길을 걷는다.
같은 지붕 아래에서 살아온 두 사람은 그날, 우연처럼 다른 방향으로 나선다.
그리고 그들의 밤은 교차하지 않는다.
『아들의 밤』은 노르웨이 작가 한느 오스타빅이 쓴 소설로,
모자(母子)의 시점을 교차로 구성한 독특한 작품이다.
정적인 풍경 속에 정서적 긴장감이 스며 있고, 침묵과 공백이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엄마 비베케는 책을 좋아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자신의 삶을 다시 설계하고 싶어 한다.
아들 욘은 생일 전날, 엄마가 준비해줄 생일 케이크를 기대하며 집을 나선다.
하지만 그 기대는 어긋나고, 독자는 점점 무너져가는 관계의 그림자를 따라 걷게 된다.
비오는 오후. 아무도 오지 않는 책방에 홀로 앉아 이 책을 읽었다.
요즘 매일 찾아오는 길 고양이는 책방 문 앞에 앉아 있고, 스피커에선 검정치마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책장을 넘기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아릿해졌다.
이건 단지 어떤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어긋나 버리는 마음.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여러 번 책장을 덮고, 창밖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지금 내 곁의 사람을 얼마나 보고 있을까. 그 마음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누군가를 위로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슬픔을 정직하게 보여준다.
그 정직함이 오히려 더 깊이 가슴에 남는다.
삶의 어떤 시기, 말 없는 침묵 속에서 서성이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아들의 밤』, 어쩌면 당신에게 필요한 한 권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