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우울증 치료기 (1)
→ 지금 에너지가 부족해서 그렇다. 충분히 쉬고 에너지가 회복되면 재밌어질 수 있다. 대화를 아예 거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남자친구(현 약혼자)랑 상담 선생님, 정신과 선생님에게는 말을 잘 하고 있으니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 일을 제외한 재미있는 일을 찾아보자. 취미를 만들어서 일 외에도 다른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인생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만큼 스트레스도 줄어들 것이다.
→ 일단 휴식부터 취해보는 연습을 하자. 휴식이 어렵다면, 마음챙김과 명상을 추천한다. 마음챙김 라디오나 영상을 틀어놓고 강제로 휴식에 집중하는 시간을 하루에 5분~10분 정도 마련해보자. 그리고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뭐 어떤가. TCI(심리 검사의 일종)에서 나온 내 기질을 보면, 자극 추구 성향이 높긴 하지만 위험회피, 연대감, 사회적 민감성 점수도 같이 높아서 아무리 충동적이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사고를 칠 정도는 아닐 것이다. 꼭 해야 할 일들이 아니라면, 휴식 시간엔 좀 마음놓고 놀아도 된다. 불안해하지 않고 스스로를 믿어봐도 된다.
→ 무엇 때문에 불안한것인지를 생각해보자. 내가 하는 일들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것이 아닐까? 목표가 너무 높으면 시작도 전에 내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하느라 불안할 수 있다. 완벽주의 때문에 높게 세워든 허들을 낮춰서 큰 목표를 세분화해서 잘게 쪼개보자.
→ 이상한 것이 아니다. 단지 어렸을 때 받아야했을 보상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인 것 같다. 보통 어릴 때는 작은 일이든 잘만 해내면 어른들이 충분히 칭찬해주고 보상해주면서 성취감을 느끼게끔 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 점차 성장해나가면서 알아서 스스로 뿌듯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나의 경우는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어렸을 때 주변 어른들의 기대치가 높아서 엄하게 키우신 것 같다. 그들에게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 성인이 되고나서는 내재화가 되어 스스로를 부족하게 생각하고 채찍질하는 것 같다. 앞으로는 스스로 하루에 한번씩이라도 내가 잘 한 일에 대해서 칭찬해보는 연습을 하자.
→ 불안하고 극단적인 생각이 나거나 기분이 처지거나 무기력해질 때면 감정을 전환할 수 있는 나만의 행동 리스트를 만들어보자. 위로가 되는 음악 듣기, 근처 놀이터로 가서 활력있는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기. 동네 한 바퀴 산책하기 등 에너지를 덜 써도 바로 할 수 있는 것들로 시작해보자. 이와 별개로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정신과 병원에도 꼭 빠짐없이 말해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