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2 제천 - 성화봉송 취소

by 베루

어제 일기에 썼던 것처럼 제천에서 발생한 화재로 오늘 성화봉송이 취소됐다.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불난 곳에 불을 들고 가서 시끄럽게 구는 것도 못할 일이다. 오늘 못 뛴 주자들은 1월에 3일간 인천에서 봉송할 때 기회를 주는 것으로 조직위가 결론을 내렸다. 이번 일을 보니 세상에는 내 힘으로 어찌 할 수가 없는 일들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제천으로 배치되었던 주자들은 본인이 원해서 제천에 배치된 것이 아닌 주자들도 있고, 제천에서 불이 난 것이 그들이 한 일 때문인 것도 아니고.


단양으로 숙소를 이동하는 날이라, 다같이 수안보 숙소에서 점심을 먹고나서 여유롭게 단양으로 이동했다. 일단 단양에 가서 자유 시간을 갖기로 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나 자신에게 선물도 주고 다음주 휴무 때 서울에 갈 것을 대비해 네일케어라도 받아볼까 하고 차에서 검색을 시작했다. 단양 네일, 단양 네일케어 등으로 검색을 해봤는데 나오는게 없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검색을 해봐도 자꾸 제천에 있는 네일샵이 떴다. 이 때부터 예상은 했다. 단양에는 뭐가 없구나, 하는...


가는 길에 멋진 풍경이 펼쳐져 창문을 열고 사진을 찍었다. 달리는 차 안에서 찍은터라 멋짐이 반감하긴 했지만 기억하고 싶은 풍경이다.


흐려서 더 멋졌던 풍경


조금 더 달려 다른 각도에서


40분여 달려 단양 시내에 도착했다. 예상대로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시내에서도 산이 보일 정도니 뭐, 말 그대로 나는 산촌에 온 것이었다.


룸메가 몸이 안 좋다며 병원에 간다고 했다. 병원에서 할 일이 없기도 하고, 괜히 병원에 가서 병을 얻어올까봐 (ㅋㅋ 건강 염려 엄청나다) 나는 그냥 시내 구경을 하고 있겠다고 했다.


단양 시내에서 보이는 산


룸메는 두 개의 병원을 거쳐 - 한 군데는 점심 시간이었다고 - 약을 한 무더기 타서 돌아왔다. 세차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를 기다리다 오랜만에 보는 벼룩시장이 있어 한 부 집어들고 등 뒤에 끼웠더니 룸메가 웃기다고 사진을 찍어줬다.


저러고 또 뭘 찍고 있는건지


숙소로 복귀해서는 콘도 지하 상점들을 구경하고, 치킨도 먹고, 놀러온 사람들처럼 오후 반나절을 보냈다. 캘리그라피 작가인 룸메한테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강습도 받았다 ㅎㅎ


모범생답게 열심히


내일 단양 봉송은 제천 화재 사상자들을 위로하는 의미에서 프리젠팅 파트너사의 어드밴스, 카라반을 모두 운영하지 않기로 했단다. 매점에서 카라반 퍼포머들을 마주쳤는데, 바구니 가득 맥주를 담으면서 내게 내일 고생하란다 ㅋㅋ 찬바람 맞고 매일 고생하는 퍼포머들에게도 이런 깜짝 휴식이 가끔은 있어야지! 맘껏 드시라고 하고 올라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