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새벽 6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마포구청으로 향했다. 오늘은 CP가 마포구청과 국립극장으로 두 개인 날이고 나는 국립극장 담당이었는데, 체크아웃이 빨라 오후 조로 배치된 것이 아무 의미가 없었다. 눈이 계속 내리고 있어 서울이라 복잡한데 더 정신 없게 되었군, 이라고 생각하다보니 마포에 도착했다.
첫번째 구간에는 차범근 전 감독이 있었다.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 곧 모닝커피를 하자는 팀 선배의 말에 여유도 있고 해서 스탭 한 명과 같이 나갔다왔는데 새삼 서울에 카페가 이렇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눈이나 비가 아주 많이 내릴 때 실내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따뜻한 우유나 커피를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카페에서 계속 머물고만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꿈... 마포구청에 스탭 서너명, 봉송로에 스탭 너댓명을 두고 나와 나를 포함해 세명은 다음 CP인 국립극장으로 갔다.
정확히 말하면 다음 CP는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이었는데 너무 협소했다. 서울이라 일별 주자수도 많고, 코카콜라에서는 셀럽도 많이 불렀는데 이렇게 좁은 공간을 마련하다니 조직위 준비가 조금 아쉬웠다. 같은 건물 2층에는 공연문화박물관이 있었고, 박물관 운영 시간에 우리가 1층 로비와 극장을 이용하는 것이어서 양쪽에 모두 폐가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차라리 널찍한 구청 로비를 마련했다면 좋았을 것을.
공연문화박물관 구경
코카콜라만 셀럽을 부른 것이 아니었다. 우리도 셀럽 주자가 있었다! 우리의 셀럽은 삼성 스포츠단 감독들과 선수들 (ㅋㅋㅋ). 오늘은 이상민 감독과 김태술 선수가 봉송에 나섰다. 아쉽게도 사진을 못 남겼네!
오후에는 삼성전자의 임직원 봉사단 중 하나인 ‘드림아이즈’의 몇 명이 팀 주자로 뛰었다. 그 중 한 명은 내가 전 직장에 입사하고 얼마 안 되어 이직을 한 선배였다. 몇 년만에 만나 반가운 마음에 짧게나마 수다를 떨었다.
드림아이즈 봉송 직전 모습
서울 곳곳에 성화봉송으로 인한 교통 통제 현수막이 붙어있어 친구들, 선배들 등 여러 사람들이 연락을 해왔다. 그 중 전 직장에서 함께 있었던 상무님 - 지금은 전무님 - 이 가족과 함께 오셔서 CP에서의 주자 journey를 설명도 해드리고, 마침 몬스타엑스라는 연예인, 정대세가 와서 상무님 딸이 엄청나게 좋아했다. 휴 꼬맹이가 오는데 연예인이 마침 와서 다행이었다. 안 그랬으면 저 아줌마(?!ㅋㅋ)가 시간 빼앗는다고 했을뻔.
무사히 서울 1일차를 마치고, 출장 떠나기 전까지 살았던 공덕역 롯데 시티 호텔에 짐을 풀었다. 오랜만에 지하 마트에 가서 도시 생활(?)을 즐겼다. 오지 않을 것 같던 이 날이 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