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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후 Sep 07. 2023

뜨거운 화두

나의 손을 잡아줘요

노자가 좋다. 구태의연한 듯하여 거리감이 있는 자, 극단적이라서 가까이 하기에  손자는 부담스럽다.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고 노자에게 이끈 이들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 인사를 드리고자 한다.



토끼가 산다는 달나라에 문의 명으로 인류가 발을 디딜 수 있었다. 토끼의 절구는 없고 구멍 난 크레이터만 있단다. 그런데도 낭만은 휘영청 밝은 만월만 보면, 만삭인 어머니처럼 눈으로 쓰다듬으면서 무사히 건강하게 순산하기를 비손 한다. 단지 순산은 갓난아이일 수도 있고 계속 마음을 긁는 어떤 바람일 수도 있다.



노자는 도경과 덕경을 통하여 갓난아이 같은 말랑말랑함을 강조한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가 말한 초인이 되는 길에는 낙타, 사자, 아이가 있다. 이를 통해 서양의 대단한 철학자도  노자를 알았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유약함은 강함을 이긴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 이를 잘 드러내고 있는 한 예일 것이다. 나를 구심점으로 버뮤다 삼각지처럼 깊고도 심오한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고마운 이들이 있다.



글에 대해 덜렁이는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어 주는 스승님은 가히 상선약수라 말하고 싶다. 차근차근 한 치의 흥분도 없이 일방적 훈화가 아닌 소통의 창을 여신다. 부글대는 마음의 회오리도 그분 앞에서는 고요해지는 마법에 수그린다.



뜨거운 박애와 적극적 경청으로 나의 슬픔을 나눠갖고 내 붙박이장을 채워주는 고마운 이가 있다. 덕분에 나는 옷값을 저축하고, 쇼핑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주위로부터 패셔니스타란 거창한 닉네임을 얻었다. 덕분에 쇼핑 대신 다른 관심사에 오롯이 집중할 수가 있다.



나보다 어리지만 정신 연령은 십 년을 앞서가는 이가 있다. 내 초고의 평론가이자 살아있는 국어사전이다. 내가 들뜰 때는 깔아뭉개고 의기소침하면 띄우는 기막힌 심리학자이기도 하다. 그 덕에 시난고난한 삶에서 잠시 멈추곤 휴식을 취하며 앞으로 정진할 수 있다.



내게는 아홉 개의 문이 있다. 아름다운 소리를 맘껏 감상하라고 두 개, 좋은 건 들이마시고 나쁜 건 빼내라고 두 개, 사랑하는 이를 오롯하게 바라보라고 두 개, 맘껏 즐기고 난 뒤 비우라고 두 개, 그리고 들어가되 함부로 발화하지 말라는 하나가 있다. 산소처럼 귀한 이들에게 새치로서 상처를 주는 일은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지구는 자기장이란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한다. 보이지 않는 곳은 보이는 것보다 더 큰 힘이 있을 것이다. 따스한 온기의 힘으로 나는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무사히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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