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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법을 알고 한 달에 5kg 빠졌습니다.

by 기모냥

https://brunch.co.kr/@eunhyang902/6

앞선 글에서 나의 포만감을 측정하는 첫 번째 도구를 얘기해 보았는데요. 배부르게 먹고도 나도 모르게 살이 빠지고 적정체중을 찾는 도구 나머지 2가지도 이어서 알려드릴게요.


다이어트와 요요를 반복한 저 같은 분들이 많이 겪는 일인데요, 막상 이 포만감 신호 10단계를 매겨보려니 음..


호르몬이 고장 나서 그냥 배부른 게 뭔지 모르겠다면 어떡할까요?


2. 식사를 20분 이상 오랫동안 온전히 천천히 하기


20분 이상 식사를 하면 내 몸의 배고픔 배부름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과 대사를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90% 이상이 식사를 15분 안에 끝낸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여러분들은 본인의 식사시간이 평균 몇 분 정도인지 아시나요?

한국인 시갓시간.jpg 한국인의 90%는 15분 이내 식사를 마친다


그에 반해 소식좌들을 보면 엄청 천천히 먹고 오래 씹죠. 이들이 마르고 날씬한 이유는 사실 매우 과학적입니다.

소식좌2.jpg 김밥 하나 5분 이상 씹는 소식좌


식사 시간이 20분을 넘어가게 되면 뇌의 시상하부에서 포만감 호르몬인 렙틴과 인슐린에 대한 감수성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을 8주간 유지한 참과자들의 뇌 스캔을 통해 시상하부의 활성 패턴이 변화하는 것을 관찰했더니 신경학적 수준에서 식욕 조절 시스템을 재설정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죠.


또한 최신 비만 치료제의 위고비, 오젬픽, 삭센다는 GLP-1 호르몬 유사체로 만들어졌는데요. 이 GLP-1 호르몬은 식후 30분 후 최고 농도에 이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30회 씹은 그룹이 5회 씹은 그룹보다 GLP-1 수치가 평 1.5배 높았다고 합니다.


위고비 일론.jpg 비만치료제 호르몬 GLP-1


그런데 이렇게 천천히 식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심하거나 하면 폭식을 하게 된다. 이런 타이머조차 키기 싫을 때가 있잖아요.


저는 특히 PMS 시기가 와서 예민해지면 스트레스를 받고 쉽게 폭식하는 습관이 아직까지 남아있는데요.


3. 식후 감정일기 쓰기


이럴 때는 3번째 방법, 나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습관이 이러한 감정적 폭식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또한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 식습관이 바뀌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감정 알아차림 훈련을 받은 그룹은 8주 후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칼로리 섭취가 감소한 반면, 통제 그룹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여성의 경우 생리 전 증후군(PMS) 기간 동안 감정 인식 훈련이 폭식 가능성이 줄었다는 결과도 보고되었습니다.


혹시 내면소통 전문가 김주환 교수님을 아시나요?

저는 김주환 교수님의 팬인데요.

내면소통 책에 따르면 우리가 부정적 감정을 느끼면 뇌의 편도체가 활성화됩니다.

그런데 이 부정적 감정은 그냥 감정이 혼자 생겨나는 게 아니라 몸이 달라져서 생겨나는 건데요.

예를 들어 몸이 움츠려 들고 이를 꽉 물게 되고 눈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죠.

마치 길 가다 멧돼지를 만난 것 같은 비상상황이 됩니다.

맷돼지.png ???!!! 비상상황 발생


이 현상은 뇌과학에서 '스트레스 반응 경로'라고 불리는 메커니즘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편도체가 활성화돼서 작동하여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이 호르몬들은 혈당을 상승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며, 흥미롭게도 식욕을 증가시키는 신경펩타이드 Y의 분비를 촉진합니다. 실제로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상태에서는 고칼로리, 고지방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렇게 식욕은 확 올라갔는데 웃긴 건 소화 작용은 멈춘다는 겁니다. 멧돼지를 만나면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도망치거나 싸워야겠죠.

뇌는 지금 식사를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소화기관은 우리가 섭취하는 에너지양의 30% 이상을 쓰는데요 그 에너지를 통으로 근육으로 보내게 됩니다. 몸의 근육에 에너지를 보내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죠.


그래서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거예요. 식사 때 부정적 감정에 휩싸이면 애초에 소화기능이 멈추고

포만감 배부름 호르몬이 제대로 동작 못하고 우리는 당연히 먹어도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으니 멈출 수 없는 폭식을 하는 거죠.


마음 챙김 식사(Mindful Eating)에 관한 연구에서 식사 중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와 편안한 상태를 비교한 실험에서, 스트레스 상태의 참가자들은 동일한 음식을 섭취해도 식후 2시간 내 그렐린(배고픔 호르몬) 수치가 더 높게 유지되었습니다. 또한 PET 스캔 결과, 스트레스 상태에서 식사한 사람들은 보상 중추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더 많은 음식을 찾게 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편안전활 즉 편도체를 안정화하고 전전두엽을 활성화하며 식사를 하면 어떨까요?

몸이 편하게 식사를 할 준비를 하고 당연히 배부름 호르몬 신호를 훨씬 쉽게 인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연습은 앞서 말한 천천히 온전히 먹는 습관과 더불어 식사 감정일기를 쓰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됩니다.

Screenshot 2025-04-21 at 11.30.54 AM.png 꼭꼭 앱에서 식후 감정 일기 쓰는 습관 만들기


왜냐하면 이러한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 자체가 전전두엽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인데요.

거기다 전전두엽에서는 긍정적 감정을 처리하기 때문에 우리가 반복된 다이어트로 음식에 대한 죄책감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껴왔더면 이걸 긍정적 감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아주 과학적인 방법입니다.


저 또한 이런 습관을 유지하면서 다이어트 강박을 가지지 않도록 몸무게를 일절 재지 않는데요

오늘 아침에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52kg처럼 극단적으로 다이어트할 때 입었던 바지가 보여서 입어봤더니

자크가 잠기더라고요. 딱히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먹고 싶은 거 진짜 다 먹으면서 그냥 습관만 만들었는데 말이죠.


Screenshot 2025-04-21 at 11.28.11 AM.png 극한 다이어트 시절에나 입던 바지


제가 실제로 얼마나 극심한 다이어트를 경험했는지 아래 글에서 확인해 보세요


https://brunch.co.kr/@eunhyang9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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