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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리밍 Sep 30. 2022

행복을 찾아서 나를 돌아보기 시작하다.

천직이란?

 얼마 전 명절 연휴,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 행복에 관한 추억의 영화들을 찾아보게 되었어요. 모두 다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제가 좋아했던 영화들이더라고요.


어쩌면

제 행복과 꿈을 찾아 해메었던 건

그때부터 였던 것 같아요.




제발 중간으로 살고 싶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는 꿈이 간절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첫 인턴 회사에서 정규직 전환의 탈락의 고배를 맞이하고 입사한 첫 회사에 분명 마케팅으로 입사를 했는데 1톤 트럭을 몰고 6개월간 영업에 다녀오라네요.


 "갑자기 1톤 트럭이요? 전 서울의 멀쩡한 4년제를 졸업했는데요?"


 이후 저는 2종 보통 면허가 있음에도 1톤 트럭 운전을 위해 1종 보통 운전면허를 추가로 따고 각종 시장과 도매 시장, 아파트 동네 곳곳을 누비며 구멍가게와 대형 마트를 오가는 제과영업 담당자가 되었어요.

 하루는 어느 대형마트의 반품을 모아두는 창고에서 23년 인생 처음으로 구더기라는 하얀 벌레를 가득 만났어요.  낯선 세계에서 처음엔 몸과 마음이 너무 고되고 힘들었지만 까데기(과자 진열을 위해 박스를 옮기고 까는 작업)와 눈퉁이(눈속임)등의 용어를 점차 흡수해가며 제 키보다 높은 스낵박스 5개도 거뜬하게 들 수 있는 스물세 살의 영업사원이 되었어요. 20대 가장 예쁜 나이에 OO제과 조끼를 입고 과자 진열을 하는 모습은 제게 흑역사였어요. 행여라도 마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까 초조해하며 부끄러웠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기약 없을 것 같았던 영업 생활 끝에 입사 5개월 후 본사 마케팅 브랜드 매니저로 발령을 받아 마케터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이제와 돌이켜보면 그때만큼 현장감을 잘 알던 때가 없었어요. 덕분에 영업 생태와 각 유통의 특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서 현재 마케팅 업무 커리어에 근간이 되었어요.

 최근 코로나 자가 격리를 하면서 책장에 있는 책들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대부분 책을 중고서점에 많이 팔았지만, 의미가 있는 책들은 보관해 두었는데요. 그 당시 읽었던 책 '현장이 답이다.'를 꺼내보았어요.



"현장이 답이다."- 다케하라 게이치로.


 일본 위생 용품 기업 유니참으로 성장시킨 700권의 노트 기록을 모은 책이에요. 마케터로서 제품에 대해 답이 안 나올 때면 이 책을 바이블처럼 꺼내 읽고 밑줄 쳐 가면서 실행하고 반복했어요.

 10여 년 만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소름이 돋았던 포인트는 이때 읽었던 여러 글귀들이 제 인생 문장이 되어 제 삶의 태도의 바이블이 되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사회생활은 첫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나 봐요. 첫 회사, 첫 리더, 첫 사수가 향후 직장생활의 지침서나 기준점이 되어 있더라고요.


 "좋은 아이디어와 파격적인 발상은 민주주의나 합의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것은 바로 한 명의 비범한 사람에게서 나온다."

 "꾸준함이야 말로 평범한 자의 비범함이다."

"불평을 이야기하기보단 불만을 개선하려는 사람. 조직에는 스타나 카리스마는 필요 없다. 다만 좋은 사람만 있으면 된다."


 이직한 두 번째 회사에도 전 늘 일을 몰고 다니는 스타일이었어요. 어쩜 그렇게 제가 가는 곳마다 일이 몰리는지 늘 열일을 하고 야근을 밥 먹듯 했어요. 아웃라이어의 1만 시간의 법칙을 3년 내 모두 채웠어요.

"일을 수 없이 반복하다 보면 일의 양이 질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당시 대학 모임에서 다들 각자 20대 생기 발랄하거나 꿈이 가득한 소망을 얘기할 때, 저는 제발 남들처럼 평범하게 일도. 사랑도. 삶도 모두 평범하게 중간으로만 지냈으면 좋겠다고.... 지극히 현실적인 소망을 이야기했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해요.

 당시 일 중독이 되어 가족도 사랑도 건강도 모두 잃었던 시기예요.


 건강을 잃고 나를 바라보기 시작하다.

 세 번째 회사 이직할 시기쯤. 저는 제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바로 지금의 남편.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제 기분과 감정. 그리고 제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어요.

 이전까지 저는 제 기분과 감정보다는 주변에 관심이 더 많은 사람이었어요. MBTI로 말하면 철저하게 E. 외향형인 사람이에요. 내 만족보다는 주변의 평가와 인정에 예민한 사람. 그로 인해 스스로를 계속 다그치고 일 중독이 되었어요.

 그리고 이 시기부터는 잘못된 일 습관인 완벽주의를 고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일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러 50분 일하고 10분 쉬기 위한 타이머도 구비했고요.


'그럴 수 있지.'

요즘의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입니다. 다른 의견 없이 묵묵히 공감해주는 말에서 괜찮다. 괜찮다.라고 상대방을 그리고 스스로를 다독여 주는 것 같아요.


 점점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연습을 통해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만들게 되면서 좀 더 제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일과 분리되어 워라밸을 찾고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하루 일기를 글로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그 기록들이 이 저를 알고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지금의 이 글의 소재가 되었어요.


 그렇게 약 6년간을 평범하게, 한편으로는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일은 열심히 하며 두 가지 상충되는 꿈을 안고 성실히 살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업무적으로 크게 성장한 계기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부터에요.

 사랑을 찾고, 결혼을 하고, 안정을 얻고 인생 터닝포인트로서 육아를 하면서 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엄마와의 많은 대화를 통해 저의 유년기와 학창 시절, 그리고 현재를 돌아보며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 시간들이 오히려 제 삶의 양분이 되어 제 커리어와 인생도 쑥쑥 자라게 했답니다.


그리고 6년간의 안정적인 생활 후 이젠 평범한 삶보다는 좀 더 날카롭고 뾰족한 삶을 살고 싶어 졌어요. 그리고 지금의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했어요. 코로나로 인해 세상이 빠르게 변하듯, 제가 원하는 삶의 모습도 주어진 환경과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변하고 있어요. 그때마다 한 번씩 저의 이키가이를 재구성하고 삶과 꿈을 점검해보았어요.


 작년 둘째가 태어나면서 또 삶의 환경이 180도 달라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또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답니다.


최근 첫째 아이의 기질 검사를 하며 엄마인 저도 상담도 할 수 있었어요. 제 마음의 성숙도가 보통 사람에 비해 꽤 높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제가 참 스스로의 존재의 이유.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도 노력하며 살아왔구나를 알 수 있는 지점이었어요.


나를 알아가는 일은 정말 중요해요.

단순히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사랑하는 것을 아는 것부터 나의 결핍.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인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더라요.

결핍을 바꾸려는 절실함이 인생에 행복을 만드는 성장 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평범하게 사는 게 소망이던 시절부터

매일 새로운 꿈을 꾸는 지금까지.

 저는 늘 행복을 찾아 천직을 만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아요.



천직이란?
길을 걷다 문득 뒤돌아 봤을 때 이 길이 내 길이었구나. 문득 깨닫게 된다고 해요.


마케터를 할 때는 마케팅이 제 천직 같았고

기획자를 할 때는 기획이 제 천직 같았어요.

그리고 지금은 나라는 내 자아를 알고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놓은 내 꿈을 찾아 행복을 이루는 일. 각자의 내면의 자아를 찾아 함께 꿈을 그리는 일.

그것이 제 천직인 것 같아요.


 심장이 두근대는 가슴이 설레는 일.

 죽을 때까지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 일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고 싶어요.


제가 제일 잘하는 일.

시각화의 끝판왕 서비스 기획 프로세스를 활용해서 사람들의 자아와 꿈을 찾는 것을 돕는 것.

 일에 중독되었던 에너지를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에 써볼게요.


< 행복을 찾기 위해 >

나를 아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아는 것부터.

나의 결핍이 무엇인지 알고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핍에서 변화하려는 그 절실함이 인생의 행복을 만드는 성장 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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