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마운자로 주사를 맞고 있다.
첫 번째 주사를 시작으로 이제 3주 차다.
주 1회 맞는 방식이 위고비랑 똑같지만 한 펜으로
여러 번 나눠 맞는 위고비와는 다르게 한 번에 한 펜을 사용한다.
첫 번째 주사를 맞은 첫 주엔 2.5mg 최저 용량으로 하루이틀 가볍게 몸살처럼 아팠고 다른 건 문제없이 잘 지나갔다. 두 번째 주엔 용량을 두배로 늘렸더니 거의 일주일 내내 몸살처럼 아파서 타이레놀로 버티며 살았다.
3번째 주사를 맞은 지 5일째 이제는 약간의 불편함만 남았다. 이제 마운자로 주사에 거의 적응은 잘한 거 같다.
그리고 소문대로 살은... 잘 빠지고 있다.
사실 내 인생에서 다이어트는 늘 남의 얘기였다.
결혼 전에는 44 사이즈가 커서 안 맞을 정도였고
출산 후에도 '조금 찐 건 당연하지' 수준이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몸상태였다.
나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있었고 출산 후
주기적인 생리를 위해 다시 호르몬제를 꾸준히 먹어야 했다.
자궁선근증까지 심해지면서 통증과 출혈은
매달 나를 무너뜨렸다.
응급실에 가서 진통제를 맞고 오기를 수차례.
통증과 생리양을 줄이기 위해
결국 자궁에 ‘미레나’라는 장치를 넣었는데
그때부터 내 몸은 완전히 다른 리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여드름 한번 안나본 얼굴에 트러블이 매일같이
얼굴을 뒤덮었고 몸이 조금씩 무겁고 둔해졌다.
걷는 일조차 힘들고 무릎도 아프고 숨이 찼다.
점점 살이 찌고 미레나 부작용이 심해졌다.
결국 부작용이 심해 마지막 방법으로
자궁 적출 수술을 결정하고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수술을 했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이제 고통도 끝이겠지.'
하지만 담당 교수님이 퇴원하는 날 진지하게 말했다.
“자궁 없다고 이제 다 괜찮아진 건 아니에요.
자궁에 관한 질환에서 자유해진건 맞지만 난소는 남아있기 때문에 이제부터 진짜 관리 안 하면 빨리 죽어요.”
"네??"
"체중관리 몸관리 잘하셔야 해요. 환자분 같은 케이스는 대부분은 보통 20-30대에 많이 사망하셔요... 이제 40까지 사셨고 아이들도 있으니 퇴원 후에 체중관리는 특히 신경 쓰세요. 다른 합병증 생기지 않게요! 아셨죠?"
그 말이 참… 잔인하게 정확했다.
자궁의 고통에서 해방됐지만
이젠 체중이 내 삶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최고 60kg까지 올라가던 시점엔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아 제키가 150입니다 ^^;;)
그래서 생애 첫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혼자의지로 하기 힘든 나를 위해 남편이
연예인들이 간다던 고액 한의원에 등록해 줬고
나는 약 먹고, 운동하고, 식단 조절하고
6개월 만에 10kg 감량 성공했다.
맨날 옷 사러 가면 제일 작은 사이즈만 찾던 내가
이제 m사이즈는 가능해졌다니 기쁘지만 웃겼다.
그리고 잠시 소홀하게 지내다 보니 살은 어느새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해 1년 후 다시 원래 자리로 컴백했다.
그 뒤론 주사와의 인연이 이어졌다.
삭센다 → 두드러기 부작용으로 중단
위고비 → 소화기관 부작용으로 중단
그리고 지금의 마운자로까지.
이쯤 되면 나는
'몸으로 경험한 다이어트 주사 백과사전'쯤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중 어느 것도
나를 완벽하게 바꿔준 건 없었다.
살은 주사 효과 대로 빠지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은 가벼워지지 않는다.
다이어트는 몸무게 싸움이 아니라
습관 그리고 자기와의 싸움이었다.
의지는 여전히 약하고
식단은 늘 실패하고
주사는 도움일 뿐 답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요즘 내 일상은
“오늘은 뭐 먹지?” 대신
“오늘은 나를 어떻게 대할까?”
그 질문으로 시작된다.
조금 덜 완벽해도
조금 더 내 몸의 소리를 듣는 것
그게 지금 내 다이어트의 핵심이다.
다이어트를 따라 건강염려증까지 온 건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호르몬 이상으로 난소의 남성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여 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월경 불순, 다모증, 비만, 불임이 발생하고, 장기적으로 대사 증후군과 연관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이 질환에는 인슐린 저항성 또는 고 인슐린혈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자궁선근증(자궁선종)은 자궁 내막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자궁이 커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체적으로 자궁이 커져서 임신 시의 자궁처럼 커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