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한 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이 유물과 유적과 빛바랜 책 속에 살았던 흔적만을 남기고 모두 사라졌다. 현재를 살고 있는 나 또한 그들처럼 사라질 것이다. 그렇기에 살아있는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한다.
성인(聖人)과 현자가 보여 준 바람직한 삶의 자세가 있지만 사람이 지닌 의지의 연약과 우둔함은 그 본을 따르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사는 것도 마음 편치 않은 일. 거기엔 무가치와 허무가 뒤따를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무엇을 하든, 사람은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의지의 결단이 생기고 행동을 하게 된다. 그 하고 싶은 마음을 갖는 경우가 따르고 싶은 인생 모델이 있을 때다. 그 모델은 형상이 같은 사람이지만 강인한 정신력, 힘을 실어주는 말씨, 타인 존중과 배려, 매너 있는 행동, 깊이 있는 실력, 단정한 차림, 고상한 취향을 지니고 있어 곁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끈다. 완벽하지 않아도 어느 부분 닮고 싶고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그런 모델이 알려진 위인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 이웃 중에도 있다.
나의 인생 모델은 가족인 막내 오빠였다. 두 살 터울로 시공간을 함께한 남매였기에 내게 미치는 영향력은 자연스러웠다. 오빠는 밤늦도록 책상에 불을 밝히며 공부했고 난관을 극복하며 인생 목표를 성취해 나갔다. 지성과 품격을 갖춘 인재가 되어 사회에 공헌했다.
그런 오빠를 보며 나는 자랑스러워했고 함께 발전해 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꿈과 열망을 가졌고 노력했다. 고군분투 과정에 당연히 어려움도 따랐다. 그때마다 인내와 용기를 격려받았고 덕분에 고난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무슨 일이든 시작을 했으면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끝마무리를 잘해야 한다는 정신력은 확실히 지니게 되었다.
고난을 극복한 자는 자신감과 패기, 여유가 있다. 나의 인생 모델은 그런 기운을 내게 전달하며 실패해도 희망을 갖게 했고, 실현을 위한 열정을 품게 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당당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살아갈 것과 어둡고 절망하는 순간에도 일어서는 용기를 심어 주었다. 인생을 살아가는 힘이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길에 인생 모델이 되어주는 사람은 어둠을 밝히는 등불과도 같다. 대단한 일로 훌륭한 업적을 쌓은 위인이 아닐지라도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이가 인생의 참 모델이다. 그러한 모델은 절망하는 사람에게 살아갈 희망을 품게 하고 가슴에 열정을 지핀다. 정신적 지주가 되어 불운과 난관을 극복하게 하며 삶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찾게 한다. 인생을 사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