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nparang
첫사랑은 누구에게나 특별하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기억은 잊히지 않고 마음 한구석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것은 처음으로 느낀 설렘이자, 처음으로 배운 아픔이기 때문이다.
처음 그녀를 만난 날, 바람은 적당히 따뜻했고 공기는 희미한 꽃향기를 품고 있었다. 그녀는 특별히 멋지거나 눈에 띄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누었던 첫 대화는 마음에 새겨진 낙인처럼 또렷했다.
그녀의 웃음소리, 머뭇거리며 건넸던 첫인사, 그 순간 느껴졌던 미묘한 떨림까지. 그것은 분명 어떤 이름 모를 감정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함께한 시간은 늘 설렘으로 가득했다.
길가의 작은 꽃 하나를 보며 나누던 대화, 우연히 스친 손끝의 떨림, 작별 인사를 하며 느꼈던 아쉬움.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처음의 모든 순간이 빛나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첫사랑은 언제나 행복만을 남기지는 않았다.
그녀와 나 사이에는 어쩔 수 없는 거리가 생겼다. 어쩌면 서로의 마음을 정확히 읽지 못했던 어설픔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직 삶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떠나간 날, 바람은 차갑고 공기는 무거웠다.
그녀가 남기고 간 말들은 짧았지만, 마음을 깊이 찔렀다. 사랑을 주었던 만큼 상처도 컸다. 그때 처음 알았다. 사랑이 설렘만큼이나 아픔도 품고 있다는 것을.
첫사랑이 떠난 자리에는 한동안 공허함이 남았다.
그녀가 좋아하던 노래, 함께 걷던 길, 웃으며 나눴던 얘기들이 흑백 사진처럼 가슴에 아련하게 떠올랐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아픔은 다르게 느껴졌다. 그것은 이별의 슬픔이 아니라, 사랑이 가르쳐준 소중한 배움이었다.
첫사랑은 사랑의 본질을 가르쳐주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함께 웃는 것만이 아니라, 그가 없는 시간까지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배우는 것임을.
첫사랑은 설렘과 아픔을 동시에 남긴다.
그것은 미완성의 얘기로 끝나기도 하지만,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그 시절의 설렘이 가슴을 뛰게 했고, 그 시절의 아픔이 사랑의 깊이를 알려주었기에, 첫사랑은 언제나 소중하다.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을 그녀를 떠올리며, 이제 웃으며 말할 수 있다.
"그 시절의 설렘과 아픔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첫사랑은 그렇게, 삶에 단단히 자리 잡은 추억이 된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