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작, 여자는 한 사람만 본다

사랑하기에

by 은파랑




“여자는 연애 초기에 애인을 사랑하지만 다음에는 사랑을 사랑한다.” 랑스 작가 라 로슈푸코(1613 생) 말했다.


사랑이 시작될 때 여자는 한 사람만을 본다. 그의 말투, 눈빛, 손끝에 담긴 온기까지 사랑이 된다. 그가 걸어오는 거리, 자주 입는 셔츠, 웃을 때 나는 주름 하나까지 그 사람 자체가 우주였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세상의 전부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마음은 조금씩 변주를 시작한다. 사람을 향하던 시선이 어느새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로 옮겨간다. 그가 아니더라도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그가 아니어도 설렐 수 있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진다.


여자는 그제야 깨닫는다. 사랑은 애인을 통해 열렸지만 진짜 사랑은 그 사람이 아닌 사랑에 빠진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연애 초기에 사랑했던 건 타인이지만 다음부터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아름다움과 아찔함 그리고 그것을 느끼는 자신의 마음에 사로잡히게 된다.


설렘, 그리움, 기다림, 두려움. 사랑이 쏟아내는 수많은 감정을 통해 여자는 자신을 다시 본다. 그녀는 더 이상 누군가의 연인이 아니다. 사랑을 경험하는 존재로서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한다.


사랑을 사랑하는 여자가 어쩌면 더 깊고 더 성숙한 사랑일지도 모른다. 사랑은 사람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내 마음의 거울 속에서 다시 피어난다. 사랑을 사랑하는 순간 여자는 사랑을 넘어선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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