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eunparang

by 은파랑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고정희, '지울 수 없는 얼굴'의 문장이다.


이 문장은 사랑의 감정이 너무 커서, 너무 가득 차서 도저히 한 번만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었던

그리움과 집착, 애틋함이 묻어난다.


반복되는 ‘사랑’은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감정을 억누르듯 밀어낸다.

그리고 결국 그 문장을 쓰다가 멈춘다.


너무 선명해서, 너무 아파서

어쩌면, 감히 끝까지 다 쓰지 못한 이름처럼



사랑은 쓴다고 다 써지는 것이 아니다.

말한다고 다 닿는 것도 아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했고

사랑했고

또 사랑했다.


그래서 한 번만으론 모자랐다.

한 줄의 문장에 세 번의 ‘사랑’을 넣어도

당신을 담기엔 여전히 부족했다.


그리움은 손끝에서 머뭇거리고

이름 앞에서 자꾸만 떨린다.

그래서 나는 끝내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뒤를 이을 수 없었다.

말은 흐려지고

마음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지우려다 지우지 못한 이름이 있다.

잊으려다 잊지 못한 얼굴이 있다.

끝내 마침표조차 찍지 못한 문장이 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사랑이었다.


당신은 나에게

사랑이었고

사랑이었고

또 사랑이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문장을 조용히 다시 꺼내 읽는다.

쓰지 못한 뒤를

내 마음으로 끝맺으며


은파랑




은파랑 콘텐츠 에세이 '토닥토닥'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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