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고정희, '지울 수 없는 얼굴'의 문장이다.
이 문장은 사랑의 감정이 너무 커서 너무 가득 차서 도저히 한 번만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었던
그리움과 집착, 애틋함이 묻어난다.
반복되는 사랑은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감정을 억누르듯 밀어낸다. 그리고 결국 그 문장을 쓰다 멈춘다. 너무 선명해서, 너무 아파서 어쩌면, 감히 끝까지 다 쓰지 못한 이름처럼 결국 그 문장을 쓰다 멈춘다.
사랑은 쓴다고 다 써지는 것이 아니다. 말한다고 다 닿는 것도 아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했고, 사랑했고 또 사랑했다. 그래서 한 번만으론 모자랐다. 한 줄의 문장에 세 번의 사랑을 넣어도 당신을 담기엔 여전히 부족했다.
그리움은 손끝에서 머뭇거리고 이름 앞에서 자꾸만 떨린다. 그래서 나는 끝내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뒤를 이을 수 없었다. 말은 흐려지고 마음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지우려다 지우지 못한 이름이 있다. 잊으려다 잊지 못한 얼굴이 있다. 끝내 마침표조차 찍지 못한 문장이 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사랑이었다.
당신은 나에게 사랑이었고, 사랑이었고 또 사랑이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문장을 조용히 다시 꺼내 읽는다. 쓰지 못한 뒤를 내 마음으로 끝맺으며 조용히 읽는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