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nparang
“달이 뜨면 네 생각이 났다.” 윤동주의 문장이다.
짧지만 서늘한 울림
달이 뜨면
누군가의 얼굴이 마음에 떠오른다는 것
그건 연상이 아니다.
달의 고요함, 밤의 쓸쓸함, 빛의 외로움과 함께
그리움이 고요히 피어나는 시간
달은 말이 없다.
그러나 모든 감정을 품는다.
그 아래 서 있는 이의 외로움도
기다림도
그리고 조용한 사랑도
윤동주는
자주 달을 올려다보던 시인이었다.
감옥의 철창 너머
낯선 땅의 별빛 아래
고국과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품었던 사람
그러니 “달이 뜨면 네 생각이 났다”는 말은
하늘이 밤을 품을 때
나는 너를 품었다는 뜻이 된다.
그것은 고백이면서도
기도이고
기억이고
사라지지 않을 그리움의 문장이다.
달이 뜨는 밤이면
가만히 창을 연다.
바람도 잠든 시간
너는 다시 찾아온다.
말없이
빛으로
기억으로
그리고 조금은, 그리움으로
어둠이 내려앉고
도시의 소음이 잦아든 틈 사이
달빛은
이름도 부르지 못할 감정을 데려온다.
그 속에서 문득
너를 떠올린다.
네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누구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달이 네 얼굴을 닮았다는 것
잔잔한 곡선
빛과 그림자의 모서리
가만히 비추기만 하는 태도까지도
너를 바라볼 수 없었던 밤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럴수록
달을 통해 너를 보았다.
달은 멀리 있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으니까
눈을 들면 거기 있고
기억을 열면 너도 거기 있으니까.
“달이 뜨면 네 생각이 났다.”
이 문장은
지금도 마음속에서
가장 고요하게 울리는 진실이다.
사랑은 큰 말이 아니어도 된다.
기다림은 뜨거운 몸짓이 아니어도 된다.
가끔은
달빛처럼
천천히, 조용히, 잊지 않는 일이면 된다.
오늘도 달이 떴다.
그러니
너를 생각한다.
다만 그것만으로도
사랑이 깊어지는 밤이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