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56 쉼표가 필요해
쉬어가는 마음
빗방울 스치는 여름날
산 아래 친구에게 안부인사 남겼더니
하루가 지난 후에 답문자가 왔어요
어제 하루는 깨톡을 쉬었답니다
깨톡 안식날이었다는 말에
혼자 후후~웃어요
산 아래 친구가 일주일에 하루쯤
조용히 깨톡을 쉬는 걸 보면서
가끔은 깨톡 안부에도 쉼표를 찍는 게
깨톡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쉼표는 짧게 쉬는 부분을 나타내는
문장부호인데 문장의 중간이나
낱말과 낱말 사이에 넣는 것이고
음악의 기호에도 쉼표가 있었죠
음을 내지 않는 부분의 길이에 따라
온쉼표 2분 쉼표 4분 쉼표 등이 있는 거라고
학생 시절 음악시간에 배운 기억이 있어요
말할 때나 글을 쓸 때도 잠깐 쉼이 필요하고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를 할 때도 필요하듯이
안부 문자에도 가끔은 쉼표가 필요한 거죠
이런저런 말 대신 눈인사로 잘 있냐고
음소거로 나도 잘 지낸다고
짧은 순간의 쉼표와 같은
휴식이 필요한 거죠
한때 '고요히'라는 닉네임을 쓰시던
안젤라 언니가 봉숭아꽃이랑 잎사귀들을
한 무더기 따다 사진으로 놓고 가시더니
단톡방에서 슬그머니 나가시면서
잠시 쉬고 싶다는 말씀을
아련한 그림자처럼 남기십니다
뜨겁고 맵고 긴 더위와
그보다 더 막막한 바이러스 소동으로
여름이면 옹기종기 한데 모여
어린 소녀들처럼 까르르 웃어가며
봉숭아 꽃물을 들이던 추억도
두 해를 훌쩍 건너뛰게 되었으니
잠시 단톡방의 쉼표도 필요한 것이죠
안부도 비대면으로 전하는 이 소란이
언제쯤이면 소리 없이 사라지고
한데 모여 봉숭아 꽃물 들이는
평온한 날들이 올까요?
모든 아픔의 시작은 요란하지만
나을 땐 말없이 휘리릭 사라진다는
연둣빛 희망을 덥석
마음에 품어도 되는 것인지
희망을 가져도 된다면
부질없는 희망이 아니기를~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쓴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멋진 말씀을 기억하며
희망을 안고 기다려볼 생각입니다
'신이 인간에게
미래를 밝혀주실 그날까지
인간의 모든 지혜는
오직 두 마디 속에 있음을 잊지 말라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