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81 보랏빛 안부
감성 안부 전합니다
빗물 머금은 흐린 하늘 아래
걸음걸음 가을이 오고 있어요
장마에도 가을이라는 이름이 붙고
스치는 바람의 옷소매 끝에도
수줍은 선선함이 따라오고
연보랏빛으로 곱게 피어나는
꽃들이 건네는 손짓에도
가을 소식이 묻어 있어요
기약 없이 길어진 집콕 생활과 함께
대책 없이 길어진 머리카락을
아침 바람에 날리며
마음의 가을길을 걸어봅니다
가을꽃은 연보랏빛으로 하늘거리는
벌개미취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어딘가에 피어 있으면 되는 거고
느낌으로 다가서면 되니까요
우리나라 토종 야생화인 벌개미취는
사방이 확 트인 벌판에 자생하는데
꽃대에 개미가 붙은 것처럼
자잘한 털이 나 있어서 개미취
벌판에 무리 지어 피어나서
벌개미취라 부른답니다
하늘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이 떨어져 피어난 꽃이라
별개미취라고도 부른다죠
가만 들여다보면
보랏빛 별무리 같기도 합니다
개미취는 키 큰 언니라 산속에서 자라고
벌개미취는 개미취와 비슷한 얼굴로
들판에 피는 자매 꽃인데요
'너를 잊지 않으리'라는 꽃말이
애틋하고 감성적입니다
가을이 오면
가을 소식을 전하듯이
연보랏빛으로 무리 지어 피어나
하늘거리는 벌개미취의 꽃말을 빌어
보랏빛으로 아른거리는 그리운 이들에게
가을 안부를 전합니다
너를 잊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