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244 베르테르의 연인
베르테르와 커피 한 잔
집 가까이에
베르테르의 연인이 삽니다
명품과는 상관없는 삶이라
슈퍼마켓 들르듯 조그만 식품관에
어쩌다 가끔 들르곤 합니다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운
걷기 좋은 길이거든요
어쩌다 가끔 식품관에 갈 때도
작은 에코백 하나 대롱거리며 갑니다
작은 에코백만큼만 사서
가볍게 들고 오자는 생각입니다
닫힌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에
커피맛이 괜찮은 카페도 하나 생겨서
잠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베르테르의 연인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베르테르의 연인을 만나
나 혼자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는 길
잿빛 하늘에서 빗방울이 톡~떨어집니다
모자를 쓰고 있으니 빗방울 정도는
괜찮아~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혼자 피식 웃습니다
빗방울 톡 떨어지면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을 노래하거나
빗방울전주곡을 딩동거려야 하는데
세상이 소란스럽다 보니
하늘에서도 비말이 떨어지는구나~
뜬금없는 생각이 먼저 드니
대락 난감~피식 웃음이 날밖에요
다시 원위치~
걸음을 되돌려 생각을 달리 해 봅니다
빗방울 톡 떨어지는 순간
그렇군요 사랑은~
회색빛 구름 머무르는 하늘에서
예고도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 톡~!!
일기예보는 있으나
사랑 예보는 없고
파랑주의보는 있어도
사랑주의보는 없죠
만나자고 시간 약속을 하고
시계 들여다보며 기다리지만
사랑의 첫 만남은
느닷없이 걷다가 만나는 빗방울처럼
예고도 예보도 없는 것이죠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 안타깝고
준비할 수도 없는 사랑이니
해피앤딩은 운명의 몫이고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생각나는
흐린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점점 굵어집니다
우산이 없으니 뛰어야겠습니다
모자를 썼으니 다행이고
집이 바로 저 앞이니 걱정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