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39 색동옷 마음으로

오늘의 점심 레시피

by eunring

나뭇잎들이 울긋불긋 물들어가니

내 마음도 따라 물들어갑니다

마음의 나무에도

떨구어 낼 잎이 있을까요?

물론 있겠죠 있고 말고요


마음의 나무도

겨울 채비를 해야 합니다

마음의 갈피에 켜켜이 쌓인

묵은 감정의 찌꺼기들을

낙엽 떨구듯 아낌없이 떨구어

바람결에 날려 보내야죠


새털구름처럼 가벼워지고

어린이처럼 맑아지고 싶은 마음에

오늘 점심은 알록달록

색동 가래떡으로 먹습니다


단호박 품은 노랑과 쑥을 넣은 초록

흑미 넣은 보라와 순수 하양으로

곱게 색동을 입힌 색동 가래떡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서 시나브로 노릇노릇

구워 먹으면 더 맛있다는데

그냥 먹어도 괜찮습니다


쫄깃하고 말랑말랑하고

빛깔도 예쁜 색동 가래떡을

엿기름을 고아 건강한 단맛을 내는

정성 가득 쌀조청에 찍어 먹으며

색동옷 입은 단풍잎도 되어보고

색동옷 입은 어린아이도 되어봅니다


유난히도 힘겨운 시간들 속에서

견디고 버티며 묵묵히 잘 자라준

곡식과 채소와 과일들에게 고맙고

땀 흘린 농부님들께도 고마운 마음으로

사랑의 배꼽인사 꾸벅~!!


점심(點心)이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말이라면

나는 오늘 마음에

색동점을 찍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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