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를 제공하고, 오락을 제공하고, 건강을 주었음에도 사람은 여전히 불행과 불만을 느낀다. 사람은 압도적인 힘을 원하는 것이다.
-니체
직장인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틈틈이 게시글을 읽거나 댓글을 달고 있다. 이직이나 건강,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대다수였고, 본인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거나 사소한 일에도 불평하는 사연이 생각보다 많았다. 니체의 말처럼, 사람은 자신이 쉽게 넘볼 수 없는 힘을 원하며, 그것에 사로잡히길 바라고 있는 걸까.
타인을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지 말 것. 타인에 대한 소문도 입에 담지 말 것. 그 사람은 이렇다 저렇다 하는 생각도 애당초 하지 말 것. 그 같은 상상이나 사고를 하지 말 것.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가 바로 타인을 편견 없이 바라보거나 대하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만나거나 친해지면 자연스레 선입견이 생기고, 상대를 판단하려는 욕구가 생긴다. 타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소문을 퍼트리거나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든다. 그것이 결국 자신을 옭아매는 덫이 되는지도 모른 채.
약속은 개인 간의 약속에 그치지 않는다. 약속에 요구되는 언어의 이면에 있는 것이 약속의 진정한 정신이다.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 서로 위안을 주고 신뢰하고 앞으로도 계속될 인연의 확인, 상대를 향한 배려 등 많은 약속이 담겨 있다.
"사람들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이나 맹세를 왜 그렇게 자주 하는 걸까요?"
"그걸 통해 자신의 힘을 드러내거나 불안을 감추려 하기 때문이겠죠."
습과적으로 약속을 어기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해 지인한테 물어본 적이 있다. 나도 아주 가끔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가 있다. 하지만 적어도 한 번 내뱉은 말이나 약속은 지키려 노력한다. 그것이 결국 상대와의 신뢰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서로 사랑할 때도, 서로 싸울 때도, 서로 존경할 때도 언제나 두 사람 중 한쪽만이 고뇌하는 역할을 도맡는다. 그 사람들의 특징은 성급한 성격이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어떠한 경우나 상황, 일이 진행되는 순간 단편적으로 반응하며, 감정을 파열시키고 지나친 언동을 저지르고 만다. 그 때문에 아주 평범한 일조차도 번잡한 일이 되어버린다.
급한 성격이 유리할 때는 정해진 기간 안에 무언가를 처리할 때이다. 하지만 이 때도 신중함은 필요하다. 애매하고 답답한 걸 참기 힘들어하는 성격이라 실수하거나 상대의 오해를 사기도 했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성급함을 달래고, 명상을 통해 차분함을 가지면서 내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끔 성급함이 성난 뿔처럼 튀어나와 상대를 당황하게 만든다. 니체의 충고처럼, 평범한 일을 번잡하게 만들지 않거나 쓸데없는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성급한 성격을 바꾸거나 달랠 필요가 있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거나 사랑하려면 단순하게 살면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무엇보다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