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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양 Jan 01. 2020

The Color of Life

[Modern Black : 010]

Modern Black : 010

정말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 역시 온전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고,
마찬가지로 나의 사랑을 받기를 갈구하는
사람일 뿐이다.
당신의 눈에서 두려움을 읽었을 때,
애써 아픔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의미 없는 이야기를 이어갈 때,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긍정의 가면을 쓰고 영혼 없는 모범 답안을 내세운다.
이해받기를 원하지만 가장 건드리지 말았으면 하는 부분을 억지로 끄집어내고
문을 열고 나가버린다.
누구도 내 진심은 알려하지 않는다는 그 공허함.
많은 위로와 공감이 절실한 시대를 살면서.
이 이상 가까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니까,
상실의 공허한 구멍이 나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경험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으니까.
나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지만 나의 말은 공중에 흩어져 울리지 않는다.
나는 인형이 아니야.
누구도 보지 않는 곳에서 나는 그저 하염없이
언제부터 왜 흐르는지 모르는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다시금 일상의 시간으로 돌아와
무던함의 가면을 쓴다.

그 벽을 깨고 싶다.
삶의 벽에 부딪칠 때마다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어떻게 내 생각을 다른 관점으로 바꾸어야 더욱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찾는다.
주변의 풍경은 지금의 나에게는 너무나도 지루하다.

줄곧 고립되었던 삶을 살았기에 고독했던 것이 아닌
자기 내면을 보다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고,
내면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타인이 했었던 경험들을 나는 겪어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이 하지 못한 경험들을 해보고 나만의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나에게 애정은 누군가가 채워줌으로 인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공허함을 느끼는 것은, 채울 것들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리라.
나에게는 더욱 큰 충격이 필요하다.
그 벽을 부수기 위한.
무엇을 봐도 놀랍거나 설레지 않는 내가 더욱 큰 충격을 받으려면,
내가 모르는 미지의 분야에 뛰어들어야 한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내 심장의 고동소리 하나 놓치고 싶지 않다.

 미양(美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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