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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Nov 18. 2018

어떤 사람의 어떤 소원

내가 가장 좋아해 마지 않는 그는,
세상 모든 풍경을 받아적는 일을 한단다.
나도 따라 그리 되볼까 했다가도,
나는,

'그 풍경을 어떤 진하고 독한 마음 없이 바라보는 사람으로 남자',

고 다짐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사랑 방식은 제각각이라 가끔은,
아니 아마도 자주,
마주치지 못한 채 다른 길을 걷기도 하겠지만,
목적지가 사람이자 사랑인 그 하나만큼은 변하지 않으리라.


지나온 무수한 밤의 시간을 동일하게 걸을 수는 없는 노릇이나,
들이마실 수 있는 남은 밤의 공기가 얼마나 될 지는 모르지만,
내게는 이미 충분한 낮이 있었고 밤이 지나갔으며 때론 온전히 하루를 다 소진해버린 때도 있었다.
한없이 당신을 낮추는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세계 어디에서든 마주할 수 있는 당신을 떠올리고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나란히 걷길 바라던 내가 한 발자국 뒤에 걷는 걸 좋아하게 만든 대단한 밤이다.


이 000 안에 들어갈 무언가 혹은 누군가는 어떤 것일지.

소원이란 게 때론 너무도 별 거 아니라서,
그리하여 말하지 못했던 날을 뒤로하고,
나는 가장 나다운 내가 되게 해달라고,
더불어 가장 당신다운 당신의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고 하였다.


우리의 발걸음이 맞추지 못하는  길이더라도,

함께, 오래, 걷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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