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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킴 Jan 08. 2024

뜨끈한 어묵탕에 김밥 두 줄

토요일 로또 방송을 기대를 품고 봤지만, 역시나 꽝이었다. 

나에게 일확천금은 꿈과도 같은 소리인것 같다. 그냥 현생을 열심히 살라는 뜻인것 같다. 

하지만 로또 당첨순간까지 행복회로를 돌린 것으로 만족한다. 낙첨의 쓰린 속을 안고 잠들었더니 오늘은 아침일찍부터 잠이 깼다. 


어젯밤 잠들기전 참치김밥을 먹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백수에 살이 뒤룩뒤룩찐 비만인 나에게 식욕은 참 참기힘든 요소인것 같다. 현실의 욕구불만적인것들이 다 식욕으로 가는것만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의 운세를 봤다. 재물운이 좋다고 나와서 아침일찍 복권방으로 향했다. 일요일 아침인데도 복권방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복권을 구매하고 있었다. 나는 긁는 복권을 샀다. 5만원어치중 2만 6천원이 당첨이 되었다. 반타작인것이다. 어제 로또의 속이 쓰리더니 오늘은 즉석복권의 속이 쓰리다. 이 쓰린 배를 움켜쥐고 동네 분식점에 향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동네 분식점은 만석의 대기줄까지 받았다. 이 곳은 맛집으로 소문난 집이기도 하지만 일요일에는 식사를 간단히 하려는 가족손님이 많아서 빈자리 찾기가 힘들다. 나는 포장으로 참치김밥을 구매할 수 있냐고 묻자 오늘은 참치김밥이 아니라 일반김밥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아~아침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하더니만 원하는 참치김밥 하나 사먹을 수 없다니. 


그래도 이 곳은 맛집이라 그냥 일반김밥에 어묵탕을 구매해서 왔다. 이 곳 어묵탕은 어묵탕에 당면을 넣어주는데 국물도 맛있는데 그 당면은 별미다. 마치 당면 국수를 먹는듯한 느낌이 든달까? 집에와서 김밥 두 줄을 우걱우걱 먹었다. 날씨가 추워서 오는길에 따뜻했던 김밥은 다 식었다. 식어빠진 김밥을 씹는 기분이란 썩 유쾌하지가 않다. 마치 퍽퍽하고 목매는 내 인생과 닮은것 같아서 여간 기분이 나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묵탕의 찐한 국물에 당면을 후루룩 먹으니 쑤욱 속이 내려가는 것이 체증이 소화되는것만 같았다. 


매번 꿈을 꾼다. 일확천금의 꿈을 말이다. 매주 실망하고 또 매주 기대한다.

퍽퍽하고 식어빠진 김밥같은 삶에서 윤기나는 쌀밥맛과 같이 달고 따뜻한 삶이 되길 말이다. 


어묵탕에 김밥 두 줄을 먹었다.

낙첨이라는 불운을 씹어 먹고 넘겼다. 잘 소화가 되어 다음주에는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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