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조직에서 상시적으로 피드백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다수 피드백은 리더와 구성원의 관계에서 진행된다. 동료 간 진행하는 피어 피드백(Peer Feedback)은 보통 평가와 연결되어 분기 또는 반기, 연간으로 이뤄지는데, 리더와 구성원이 나누는 피드백보다 아무래도 빈도와 쓰임이 많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피어 피드백만큼 다양한 시선에서 나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는 피드백은 없다고 본다. 특히 함께 일 하는 동료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더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이다.
피어 피드백은 개인의 측면에서만 가치가 있을까? 조직 관리 측면에서 피어 피드백도 충분히 가치를 가진다. 이번 글은 내가 경험했던 피어 피드백의 개인적인 가치과 팀장의 입장에서 보는 조직 측면에서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는 피어 피드백만큼 다양한 시선에서 나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는 피드백은 없다고 본다. 특히 함께 일 하는 동료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더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이다.
좋았던 피어 피드백의 형태는 익명이 아닌 대면한 상황에서 서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건실한 의견을 주는 구조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견을 나누고 그 의견을 상호 기록한 후 내가 했던 피드백과 상대방이 이해한 피드백의 내용이 일치하는지를 작성한 내용을 토대로 비교해 보고 이후 내용을 레몬베이스를 통해 기록하여 관리하는 방식이었다.
큰 틀에서 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하는 만큼, 피드백 내용에 대해서 이전의 상황을 생각해 보고 왜 그런 피드백을 받았는지 유추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상호 나눈 이야기가 서로 다르게 흘러가지 않도록 그 내용을 다시 맞춰볼 수 있다는 부분에서 구조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주니어 시절의 성장에 대한 고민은 주변을 통해서 답을 찾아갈 수 있다고 보는데, 팀장뿐만 아니라 함께 일 하는 구성원들이 주는 피드백이 그 부분을 충족해 줄 수 있는 만큼 피어 피드백은 충분한 가치를 가진다.
다만 피어 피드백을 잘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목적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상대방을 위한다는 전제 하에 상대방을 깎아내리거나 상대방이 못 한 일만 이야기하는 것은 피어 피드백을 부정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서로를 위함이 목적이라면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미래 관점의 조언이 타당하다.
최근 구성원들과 파트 단위의 업무 수행에 있어서 함께 일 하는 파트 구성원에 대한 피어 피드백을 진행했는데, 팀장의 입장에서 파트 별로 분위기와 내용이 사뭇 다름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파트의 업무 수행에 있어서 이슈를 공통적으로 '체계와 프로세스'로 생각하는 파트와 '사람' 또는 '다른 요인'으로 개별적으로 생각하는 파트가 나누어졌고, 신기하게도 피어 피드백의 내용에 있어서도 현재 잘하고 있는 부분과 함께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의견 중심이었던 파트와 개인의 노력이 더 필요한 점을 짚어준 파트가 위의 구분과 일치했다.
<A 파트>
파트의 구성원이 공통적으로 '체계'와 '프로세스'의 개선을 바라봄
구성원의 장점과 함께 일 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을 바란다는 피드백을 나눔
<B 파트>
일이 원활하지 않은 요인에서 '사람'이 언급됨
개인이 더 잘하기 위한 점에 포커싱하여 피드백을 나눔
조직 관리의 측면에서 피어 피드백을 통해 조금 더 유기적이고 조직화가 잘 된 파트와 그렇지 않은 파트를 확인할 수 있었고, 어떤 파트에 조금 더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지가 명확해졌다. 파트 또한 하나의 조직이기 때문에 단일팀이었을 때처럼 팀장이 개입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만큼 조금 떨어져서 바라봐야 하는데 이때 기존의 팀이었을 때만큼 구성원을 들여다보기는 어렵다.
그러한 갭을 피어 피드백을 공개적으로 나누면서 파트 단위의 조직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를 볼 수 있었고, 그것만으로 큰 의미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익명의 평가 기간의 피어 피드백이 아닌 지금 구성원이 다른 구성원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관점에서 협업을 하고 있는지 피어 피드백을 통해 나눠보면 좋겠다. 다만 첫 공개적인 피드백은 모두에게 낯설고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피드백의 대상은 팀장이 되어야 하고, 구성원에게 주는 피드백의 첫 번째도 팀장이 하면서 부드러운 진행이 되어야 한다.
피어 피드백을 마무리할 때는 공개적인 피드백에 대해서 어떻게 느꼈는지를 물어보자. 분명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겠지만 피드백 시간이 긍정적이었는지를 듣는 것도 피드백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