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갈대가 아름답다. 19
돌밭
삽자루 하나로
십 년을 갈아엎은 돌밭은
이제사 좀 밭 같아지는데
칠십 년 부대낀 내 마음밭은
아직도 자갈돌에 발을 친다.
골라낸 돌무더기
밭 한 모퉁이 쌓아놓고
아픈 허리 두드리다
까악 까악 까마귀 소리에
서녘 붉은 노을 쳐다본다.
다리 힘 다 빠져서
발로 칠 힘은 없어져도,
어느 훗날 저녁노을에
까마귀 소리는 여전할까.
텃밭이 원래 논이었는데 어디서 흙을 받아 높인 땅으로
어찌나 돌이 많은지 해마다 밭을 갈 때면 돌 골라내는 것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한 십 년을 지나니 이제 겨우 돌이 좀 없어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