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제시간이 되면
행복했던 전날의 웃음소리와
그토록 고통스러웠던 괴로움을
마치 제일인 양 다 가져간다.
가져가면서 남겨둔 흔적들을 보며
그 옆을 힘없이 걷고 있을 때면
행복을 가져가 야속하기도 하고
고통을 떠넘겨 미안하기도 하다
조용하고, 적막한 그 시간에
행복인지 고통인지도 모른 채
왔다가 가져가기를 반복하는 그의 몸짓 앞에
오늘을 내뱉는다.
나의 시간이 섞인
해안선의 하얀 거품 위에
언제나 조용히 다가와
‘괜찮다’며 소리를 내어준다.
미소와 눈물로 얼룩진
깊은 한숨을
잔잔한 파도소리로
바꿔준다.
밀물처럼 품에 안아
썰물처럼 끌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