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에서 연구년 여름 세미나를 마치고 세 시간이나 걸려 도장에 도착했다. 평소보다 훨씬 일찍 간 셈이다. 앞 수업이 끝나 있어 들어가 스트레칭을 했다. 관장님, 사범님 두 분 다 계셨다. 아이들이 하나둘 들어오는 동안 관장님과 스포츠지도사 구술실기 시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관장님이 잡아주시는 미트를 찼다. 요즘 들어서는 허공에만 발차기를 하고 미트를 차지는 않아 오랜만에 차는 거였다. 돌려차기와 발 붙여 차기를 하는 동안 기진맥진했다. 관장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을 시작하시고, 나는 사범님과 미트 발차기를 했다.
오랜만에 미트를 차니 힘들긴 하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사범님이 내려 차기와 나래차기, 돌개차기를 차례로 단계별로 연습하는 걸 도와주셨다. 사범님이야말로 훌륭한 스포츠지도자이다. 내년에 도전하신다고 한다. 관장님이 중간중간 너무 무리하지 말고, 힘들면 쉬면서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도장에도 다친 아이들이 몇 있어 대회에 못 나가는 걸 보고 혹시라도 부상 입을까 걱정하시는 것 같았다. 쉬엄쉬엄 조심조심하려고 노력했다. 발붙여 나래차기와 왼발 돌개차기가 아직 잘 안 되지만 혼자 연습할 때보다는 훨씬 낫다. 뒤후려차기도 알려주시라고 관장님이 말씀하셨고, 사범님과 몇 번 연습했다. 전보다는 조금 잘되는데 아직 후리는 게 아닌 뻗어 차는 형태이기 했다. 사범님이 집에서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식탁을 잡고 다리를 접은 채 옆이 아닌 뒤쪽으로 발을 뻗어 편 채 돌린 다음 마지막에 접는 것을 연습하라고 하셨다. 몇 번 해 보니 느낌을 알겠다. 좋은 연습 방법을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돌개차기와 나래차기 하느라 점프를 많이 하고 미트 발차기로 몸을 많이 썼음에도 생각보다 그리 피곤하진 않았다. 중간에 많이 쉬어서 그런가 보다. 아침에 일어나니 평소에 안 쓰던 근육들을 많이 써서인지 다리가 묵직한 느낌이긴 하다. 그래도 이 정도면 할만하다. 오늘 또 도장에 간다. 다음 주에는 약속이 꽉 차 있어 도장에 갈 시간이 없다. 화요일 시험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