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18, 19회 차
수요일.
월요일에 다소 느슨하게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왠지 수요일에는 땀을 많이 흘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도장으로 향했다. 지금까지 중 9명이라는 최다 인원이 모였다. 하루 체험을 위해 한 명이 더 왔던 것이다. 어릴 때 3품까지 했다가 오래 쉰 후 20대가 되어 다시 도장을 찾았다고 했다. 처음에 머리가 워낙 짧아 남자분인가 했는데 나중에 단체사진 찍을 때 앞에 앉는 것을 보고 여자분이라는 걸 알았다. 어쩐지 눈이 굉장히 예쁘다 싶었다.
그날따라 조금은 다른 분위기였다. 태권도 동작은 하지 않고 체력 훈련만 한다고 하셨다. 개인에게 적정 수준의 운동이 어느 정도의 강도인지 체크할 예정이라며 편안할 때의 심박수를 세어보라고 하셨다. 나는 원래 심박수가 많이 나오는 편인데 이번에는 10초에 14회가 나왔다. 1분이면 84회인 셈이다.
네 가지 운동을 30초 간격으로 하고, 쉬며 네 세트를 반복한 후 심박수를 다시 재기로 했다. 팔 벌려 뛰기, 버피 점프, 스쾃 후 발차기, 그리고 런지 이렇게 네 가지 동작이다. 30초 운동 후 30초 쉬는 시간이 있어 다른 동작은 그리 힘들지 않았는데 버피 점프는 엄청난 체력 소모가 있었다. 엎드렸다 일어나는 동시에 점프를 하고 다시 엎드리기를 반복하는데 30초가 어찌나 길게 느껴지는지. 처음 두 번은 그래도 할 만했는데 세 번째, 네 번째는 점점 그 동작 차례가 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끝까지 했다. 혼자 강철부대 데스매치를 찍는 느낌이었다.
네 가지 동작, 네 세트를 끝낸 후 바로 편안하게 앉아 심박수를 다시 재었다. 원래 적정 운동은 최대 심박수(220-나이)의 70%라고 하여 계산을 해 보았더니 나는 적정 운동의 심박수보다 8회 더 많이 나왔다. 그날의 운동이 적정 운동량보다 아주 조금 더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다음 날 일어나기가 어려웠다. 출근 시간 20분 전에 남편이 깨워 겨우 일어났고, 하루 종일 다리 근육이 당겼다. 평소 두 세트 운동으로도 땀이 났는데 네 세트를 연속해서 했으니 나에겐 조금 무리였나 보다. 앞으로 계속 운동을 하면 체력이 좀 나아지려나?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태권도 시간이 무척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금요일
이번에도 8명 정도가 모였다. 금요일은 겨루기를 하는 날이다. 다리 찢기를 하고 앞차기와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차기를 여러 번 한 다음 둘씩 짝 지어 미트에 발차기를 했다. 안에서 밖으로, 그리고 밖에서 안으로 차는 것은 처음에는 정말 안 되었는데 이제는 흉내 낼 수 있게 된 것이 신기하다. 한 발을 든 채 연속 스무 번씩 돌려차기 마지막 동작을 번갈아 가며 하고 돌려차기 후 위에서 아래로 차기를 연속으로 했다. 겨루기 날은 제자리 뛰기를 하면서 발차기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숨이 엄청 가쁘다.
다음에는 정강이와 팔에 보호대를 차고 약속 겨루기를 했다. 약속 겨루기란 서로 어떻게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을지를 정하고 연습하는 것이다. 미트 없이 상대를 향해 발로 차는 것이 처음이어서 어색하고, 실제로 맞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연습했다. 상대가 발차기를 할 때는 팔로 막으면서 몸을 옆으로 빼 바로 응수해야 한다. 계속하니 익숙해졌다.
수요일 체력 훈련이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겨루기 하면서 계속 뛰어서인지 이번에도 운동량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리고 다리를 들어 올려 발차기를 하는 동작에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너무 재미있는 태권도.